과연 대니돈(33·넥센)은 마지막 기회를 잡을까.
김한수 삼성 감독은 요즘 한시름 덜었다. 부진했던 외국인 타자 러프의 반등 때문이다. 러프는 최근 7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펼치며 타율을 2할5푼7리까지 끌어올렸다. 여전히 중심타자로서 부족하지만, 시즌 초반 1할도 못 쳤던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반전이다.
김 감독은 “러프가 요즘 그렇게 치는데도 아직 2할 5푼이다. 그 동안 얼마나 못했다는 이야기냐. 그래도 요즘 잘해주고 있다. 이승엽이 힘들어 지명타자로 나선다. 러프가 풀타임으로 1루 수비까지 해준다”며 만족했다.
반면 장정석 넥센 감독은 대니돈 이야기만 나오면 표정이 어둡다. 대니돈은 개막 후 9경기서 타율 1할2푼5리에 그쳤다. 결국 장 감독은 대니돈을 2군으로 내렸다. 2군에서 대니돈은 장타를 때리며 기대를 모았다. 10일 NC전에서 장 감독은 과감하게 대니돈을 4번 타자로 기용했다. 결과는 4타수 무안타 3삼진이었다. 의욕만 지나쳤다.
장 감독은 “대니돈이 2군이 더 편한가보다”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2군에서 뛰는 시간이 더 많은 대니돈은 고척돔에서 얼굴도 보기 힘든 선수가 됐다. 그는 26일 삼성전을 앞두고 다시 콜업됐다. 넥센이 대승을 거두는 분위기에서 장 감독은 8회 대니돈을 올렸다. 그는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김웅빈의 적시타에 홈까지 밟았다. 그의 타격이 회복됐는지 점검할 기회는 없었다.
시즌 초반 단체로 부진했던 외국인 타자들은 최근 반등하는 추세다. 러프(삼성), 번즈(롯데), 버나디나(KIA)는 최근 방망이가 살아나며 몸값을 하기 시작했다. 다른 구단은 과감한 교체를 선택했다. SK는 워스를 방출하고 제이미 로맥을 영입했다. kt 역시 새 외국인 타자를 물색하고 있다.
넥센은 상대적으로 좋은 타자가 많아 여유가 있다. 그렇다고 부진한 대니돈을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고형욱 단장이 이미 미국에서 브리검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대니돈의 대체선수까지 알아본 상황이다.
대니돈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잡고 있다. 여기서 뭔가 보여주지 못한다면 올 시즌 그의 모습을 더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