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윤, 무리하게 쓸 필요없다" kt의 큰 그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6.30 05: 55

"쉽지 않은 결정이었죠". 
kt는 지난 28일 청주 한화전에서 4-3으로 리드한 9회말 2사 2루에서 마무리투수 김재윤(27)이 김태균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아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김태균 타석 전에 마운드에 오른 김진욱 kt 감독은 김재윤에게 "네가 승부하고 싶은 선수를 선택하라"고 마무리투수에 걸맞은 예우를 했고, 김재윤은 김태균과 승부를 택했으나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계속된 2사 1루 상황에서 김 감독은 김재윤을 빼고 이상화를 투입했다. 김재윤의 투구수가 39개로 많았지만 자칫 끝내기 패배를 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곧바로 교체 결정을 하는 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김 감독과 kt에는 당장의 승패보단 선수 보호가 우선이었다. 

"김재윤, 무리하게 쓸 필요없다" kt의 큰 그림

김진욱 감독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재윤이로 계속 가는 것은 부담이 있다고 봤다. 볼 개수가 하나하나 늘어가고 있었다. 뒤에 나온 (이)상화가 1이닝은 주자 있을 때도 땅볼 유도로 막을 수 있는 믿음이 있어 교체를 했다"고 밝혔다. 이상화가 10회까지 실점 없이 막은 덕분에 kt는 김재윤의 블론세이브에도 5-4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김재윤은 시즌 개인 최다 39개 공을 던졌다. 그 이전 23경기에선 30개 이상 던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20구 이상 투구도 3경기로 손에 꼽을 정도. 이틀 연투도 두 번밖에 없고, 2이닝 이상 투구도 한 번뿐이다. 24경기 22⅓이닝으로 경기당 1이닝이 되지 않을 만큼 코칭스태프로부터 관리를 받고 있다. 
"김재윤, 무리하게 쓸 필요없다" kt의 큰 그림
최하위로 떨어진 kt 팀 사정상 세이브 기회가 많지 않지만, 그럴수록 잘 던지는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진욱 감독은 김재윤을 아끼고 또 아낀다. 그는 "재윤이는 따로 키울 게 없다. 조절과 관리만 잘해주면 된다. 올 시즌 재윤이를 무리하게 쓸 필요가 없다. 우리 팀도 올해보다 내년이 더 중요한 만큼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냉정하게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운 kt 팀 사정을 보면 김재윤을 무리하게 쓸 필요가 없다. 내년 시즌을 대비해서 경험을 쌓고 지금 상태로 건강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52경기에서 54⅓이닝을 던지며 8승1패14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4.97로 마무리 자리를 꿰찬 김재윤은 올해도 1승1패13세이브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 중이다. 시즌 첫 18경기에서 15⅔이닝 무실점 행진을 벌일 만큼 위력적이었다. 그 이후 6경기엔 평균자책점 9.45로 다소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캠프 때부터 스플리터 연습을 했지만 아직 실전에서 던지는 것은 주저하고 있다. 본인 나름대로 훈련하고 있는데 내년 캠프에서 더 확실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며 "직구의 위력이 워낙 좋지만 슬라이더 하나만 놓고 보면 여러 좋은 투수들에 비해 높게 평가할 순 없다"고 변화구 장착의 필요성도 밝혔다. 내년 시즌 더 강한 김재윤을 만들기 위한 kt의 큰 그림이 벌써부터 그려지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청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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