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군함도’부터 ‘덩케르크’까지...역사물이 쏟아진다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6.17 15: 13

올 여름 극장가에는 유독 역사 영화들이 많이 눈에 띈다.
지난 달 31일 개봉한 영화 ‘대립군’을 시작으로 ‘박열’, ‘군함도’, ‘택시운전사’, ‘덩케르크’ 등 시대, 배경이 모두 다른 다양한 역사물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역사 포문을 연 ‘대립군’은 임진왜란 당시 파천한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왕세자로 책봉되어 분조를 이끌게 된 광해와 생계를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의 운명적 만남을 그린다. ‘대립군’은 그간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다뤄지지 않았던 광해의 세자시절을 조명하며 나약하고 불안했던 세자 광해가 전쟁의 실상을 보며 점차 군주의 모습을 갖춰 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광해 역의 여진구, 대립군 수장 토우를 연기한 이정재, 대립군의 일원 곡수 역의 김무열 등 배우들은 외모는 물론 행동 말투까지 완전히 역할에 빠져들어 극의 몰입감을 높인다. 또한 백성과 왕의 관계를 세밀하게 묘사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이상적인 리더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영화 ‘박열’은 ‘사도’ ‘동주’에 이어 또 한 번 실존인물을 다루는 이준익 감독의 열 두 번째 장편영화로 1923년 도쿄에서 6천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에서는 이제훈의 파격 변신이 눈길을 끈다. 이제훈은 외모 변신은 물론 혹독한 고문장면도 직접 소화하고 자발적 금식까지 하는 등 박열이라는 인물을 담아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쏟았다. 또한 완벽한 고증으로 스크린 안에서 재탄생된 ‘박열’은 그 시대 독립을 위해 싸웠던 청년들의 기개와 용기를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다.
이어 오는 7월 개봉 예정인 영화 ‘군함도’는 2017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힐 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작품이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메인 예고편에 담겨 있는 지옥 같은 군함도에서 고통스러운 강제 노역을 하는 조선인들의 모습만으로도 벌써부터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15년 ‘베테랑’으로 약 1300만 관객을 동원한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자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화려한 배우 라인업이 더해지며 ‘군함도’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은 최고조에 달해있다.
올 여름 ‘군함도’와 함께 또 하나의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택시운전사’ 역시 출격을 앞두고 있다.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 분)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영화 ‘택시운전사’는 한국 현대사의 가슴 아픈 한 부분을 다룬다. 공개된 스틸사진만으로도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만들고 있다.
매 작품마다 관객을 매료시키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 송강호부터 많은 작품 속에서 진솔하고 유쾌한 모습으로 사랑 받고 있는 유해진, 충무로의 샛별 류준열,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독일의 명배우 토마스 크레취만까지 한국과 독일의 명품 배우들의 만남은 기대감을 자아낸다.
‘다크나이트’,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의 명작을 만들어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덩케르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북부 덩케르크 철수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덩케르크 철수 작전은 1940년 5월 26일부터 6월 4일까지 8일간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서 40만여 명의 영국군과 연합군이 900여 척의 선박을 끌고 독일 기갑부대의 포위를 뚫고 영국으로 철수하는데 성공한 작전이다.
영화는 해변에서의 1주일, 바다에서의 하루, 하늘에서의 1시간을 엮는 육해공을 배경으로 사건 현장인 해변에 있었거나, 해변 위를 나는 비행기에 있었거나, 구조를 하기 위해 배에 있으면서 그들이 봤던 직접적인 혼돈을 묘사해 살아남는 것이 승리인 생존의 시간을 다룬다. 놀란 감독의 주특기인 압도적인 현장감, 긴장감과 몰입감이 ‘덩케르크’에서도 아낌없이 발휘될 예정으로 새로운 걸작의 탄생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올 여름 쏟아지는 역사 영화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우리의 과거를 반추해보며 현재와 미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전할 예정이다. /mk3244@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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