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자신의 투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마에다 겐타(29·LA 다저스)에 대한 일본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자칫 잘못 다시 부상자 명단(DL)에 가 시즌이 꼬일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마에다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4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한 끝에 시즌 3패(4승)째를 당했다. 4이닝 동안 2피안타(1피홈런) 3볼넷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5.21에서 5.16으로 조금 낮추는 데 그쳤다. 무엇보다 4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진 것이 가장 좋지 않았다.
피안타는 적었지만 결국 2S 이후에서의 승부에서 확실한 결정구를 던지지 못하고 끌려다녔다. 탈삼진은 7개나 됐으나 전반적으로 밀워키 타선에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마에다도 경기 후 실망감을 드러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마에다의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불펜이 부담이 간 것은 틀림 없는 일”이라고 아쉬워했다.
메이저리그(MLB)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32경기에서 175⅔이닝을 던지며 16승11패 평균자책점 3.48로 좋은 성적을 냈던 마에다였다. 무엇보다 부상으로 신음한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서 유일하게 시즌을 완주한 점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하지만 올해는 전체적으로 성적이 떨어졌다. 평균자책점은 물론, 피안타율(0.229→0.254), 9이닝당 홈런 허용(1.02→1.55) 등도 다 뛰었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도 우려를 드러냈다. ‘도쿄스포츠’는 5일 “주심의 (스트라이크존) 판정도 타이트했지만, 제구가 안정되지 않았다. 빠지거나 크게 벗어나는 공이 눈에 띄었다. 7개의 삼진을 빼앗았지만 내야 땅볼이 적었다. 마에다의 투구가 아니었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이닝소화능력도 미지수다. 로버츠 감독의 빠른 투수 교체도 연관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마에다의 투구 자체가 못 미더운 수준이다. ‘도쿄스포츠’도 “올 시즌 10번의 선발 등판에서 6이닝 이상을 던진 것은 단 두 번 뿐이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마에다가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도쿄스포츠’는 “지난달 12일에 이어 로버츠 감독이 마에다를 부상자 명단에 올려 선발 한 차례를 거르게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마에다는 11일 피츠버그전에서 8⅓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친 직후 햄스트링 부상으로 DL에 가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걸렀다. 마에다를 불펜으로 기용하기는 어려운 만큼 지난 번과 같은 방법으로 조정 시간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로버츠 감독은 마에다의 향후 일정에 대해 이렇다 할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저스는 선발투수들이 넘쳐나는 팀이다. 당장 6일 워싱턴전에 선발로 나설 류현진(30)도 마에다보다 훨씬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자신의 자리가 없다. 마에다의 부진이 길어지면 로테이션에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는 마에다이기에 더 그렇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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