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도 성장주사이다.
KIA 타이거즈 젊은 외야수 박재현(19)이 쓰라린 교훈을 얻었다. 지난 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치명적인 주루미스로 동점기회를 날렸다. 아웃카운트를 착각해 리터치를 하지 않았다. 전반기 상승세를 이끈 일등공신의 첫 시련이었다.
8번타자 겸 좌익수로 나섰다. 타석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첫 타석은 볼넷을 골랐고 두 번째 타석은 2루타성 타구를 날렸으나 1루수 수비에 걸려 땅을 쳤다. 7회는 1루 땅볼을 치고 전력질주해 커버에 들어간 투수보다 먼저 베이스를 밟아 안타를 만들어내는 솜씨를 보였다.

아쉬운 일이 4-5로 뒤진 9회말 벌어졌다. 선두타자로 나선 NC 임지민과 승부했다. 4구 153km 강속구에 헛스윙에 이어 5구 슬라이더를 공략했지만 빗맞은 뜬공이었다. 그런데 코스가 좋았다. 3루수와 유격수 좌익수까지 달려왔지만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져 굴절됐다. 3루까지 바람처럼 달려가 3루타를 만들어냈다. 여기까지는 영웅이었다.

NC 내야진은 전진수비를 펼쳤다. 야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타구 아니면 외야 뜬공이면 동점이었다. 그러나 김규성이 리터치가 애매한 좌익수 짧은 뜬공에 그쳤다. 3루 주루코치가 리터치를 막았다. 다음타자 김호령도 승강이 끝에 좌익수 뜬공을 날려보냈다. 충분히 리터치가 가능한 타구였다.
그런데 박재현은 타구가 날아가자 이미 홈을 향해 스타트를 끊어버렸다. 뒤늦게 알고 황급히 3루에 복귀해 병살은 피했으나 황당한 주루였다. 안타로 생각하고 뛰었을 수도 있지만 아웃카운트를 투아웃으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워낙 중요한 순간에 나온터라 임팩트가 클 수 밖에 없다.
결국 다음타자 박상준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전날에도 박상준이 역전위기에서 1루주자로 견제사를 당해 흐름을 넘겨주며 대패했다. 이틀연속 주루미스로 연패를 당했다. 이범호 감독은 선수단 미팅을 소집해 디테일을 강조하며 대오각성을 주문했다.

박재현 자신도 실수를 알고 황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개들 들지도 못했다. 표정에서 미안함이 가득했다. 프로에서는 매일 경기를 하다보면 이런 식으로 한번쯤 잊지 못할 시련을 겪는 경우들이 있다. 다음에 되풀이 하지 않으면 된다. 올해 2년차를 맞아 공수주에서 맹활약을 펼쳤고 활발한 성격으로 더그아웃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위권으로 평가받은 팀의 상승세에 크게 기여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전 "공수주에서 너무 잘해주고 있다. 이제는 외야 한 자리를 확실히 맡았다. 어린선수가 스태미너가 떨어질 법도 한데 안떨어진다. 좋은 몸을 가졌다. 체력과 컨디션을 유지하는 방법도 바로 터특했다. 계속 성장할 것이다"며 극찬했다. 잊을 수 없는 실수는 분명하지만 주눅들 필요는 없다. 성장의 쓴약으로 삼으면 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