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주장, 전준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중이다. 개막 후 두 달이 지나가는 현재까지 반등의 확실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전준우는 올 시즌 45경기 타율 2할3푼8리(160타수 38안타) 2홈런 10타점 OPS .599의 성적에 그치고 있다. 전체적인 수치들이 대부분 뚝 떨어졌다.
지명타자로 24경기, 좌익수로 18경기 선발 출장하는 등 팀 내 최고참이지만 여전히 수비까지도 소화하며 경기에 기여하려고 한다. 그러나 타석에서 수치들은 모두가 기대하고 있던 전준우의 모습은 아니다. 아직 결승타도 없다.

그 누구보다 운동에 있어서는 타협하지 않는 선수이기에, 노력을 게을리 했다는 얘기를 할 수는 없다. 신체적인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시기, 팀 내 최고참이고 불혹의 나이이기에 성적이 떨어지는 게 이상하지 않다. 흔히들 얘기하는 ‘에이정 커브’ 얘기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도 아직 팀의 주장으로서 해야 할 일들이 있기에 함부로 선발 라인업에서, 1군 선수단에서 제외시키기는 힘들다. 지난해 전준우가 부상으로 빠진 시간 동안 롯데는 12연패라는 충격적인 경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결국 정규시즌 3위는 물론 선두권까지 노리던 성적이 8위까지 곤두박질 쳤다.
하지만 올해는 전준우 자체가 부진하다. 시즌 극초반에는 전준우를 비롯한 타선 전체가 침체기에 빠지면서 득점력 부족에 허덕였다. 지금은 타선의 페이스가 어느 정도 올라왔고 고승민 나승엽 등 도박 징계로 이탈했던 선수들이 돌아오면서 분위기가 많이 환기됐다.

그럼에도 전준우는 여전히 특별한 반등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는 중이다. 4월(타율 .186)보다는 5월(타율 .274)이 좀 더 낫다. 5월 2일부터 13일까지 9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 등 반등을 해내는 듯 했다. 하지만 이를 꾸준히 이어가지 못했다. 장타는 2루타 3개에 불과하다. 홈런은 5월에 아직 하나도 없다. OPS도 결국 .6이 붕괴됐다. 지난 24일 사직 삼성전을 기점으로 OPS는 다시 .599가 됐다.
언젠가는 전준우 없이 야구를 해야 한다. 그 시기가 그리 멀지 않았다. 전준우가 그때까지 건재함을 과시한다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후일도 정말 생각해야 할 시기다. 전준우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젊은 타자들을 1군에서 한 명씩 활용해봐야 한다.
김동현이 그랬다. 부산 과학기술대를 졸업하고 2025년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로 지명된 좌타 외야수 김동현이 그렇다. 김동현은 이미 퓨처스리그 레벨을 지배한 상태였다. 지난해 신인 데뷔시즌 퓨처스에서 75경기 타율 3할5리(259타수 79안타) 11홈런 67타점 OPS .925의 성적을 기록했다. 시즌이 끝나고 열린 울산-KBO 폴리그에서는 14경기 타율 4할(50타수 20안타) 6홈런 23타점 OPS 1.320으로 우수타자상을 수상했고 홈런왕까지 차지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도 36경기 타율 3할8리(107타수 33안타) 4홈런 22타점 OPS 1.032로 맹활약 중이다. 지난 19일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돼 사직 한화전 데뷔전을 치렀지만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이후 곧바로 내려갔는데 김태형 감독은 “타이밍이 전혀 안 맞았다. 내려갈 만 해서 내려갔다”라고 혹평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23일 다시 콜업된 김동현은 사직 삼성전 4타수 2안타 2타점 대활약을 펼쳤다. 2루타와 3루타로 데뷔 2경기 만에 첫 안타와 장타, 타점을 모두 수확했다. 퓨처스 기록에 대해 맹신하지 않는 1군 사령탑들인데, 김동현 정도의 표본이면 1군에서도 한 번 써볼 수밖에 없다. 기회를 주는 것은 감독이고 선수들이 직접 증명해야 한다. 김동현도 일단 무사히 첫 단추를 잘 꿰었다.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1위(27승 15패 1무)를 질주하고 있는 롯데다. 육성선수들이 즐비한 상황이고 표본이 적지만, 그래도 1군에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 몇몇 있다.

육성선수 우투우타 외야수 조민영은 퓨처스에서 37경기 타율 3할1푼9리(135타수 43안타) 4홈런 25타점 OPS .909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한 경기 3홈런의 괴력을 뽐낸 육성선수 외야수 서하은도 20경기 타율 3할3푼3리(60타수 20안타) 4홈런 18타점 OPS 1.138의 괴력을 뽐내고 있다.
상동에도 빛날 채비를 마친 원석들이 기다리고 있다. 전준우가 살아나는 게 가장 최고의 시나리오지만, 전준우만 바라보기에는 분위기 환기도 필요한 시점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