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비 아껴서 글러브 살 정도로 가난했는데…일본 가서 310억 잭팟, 어머니의 감사 인사 "다 당신 덕분이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6.05.26 07: 19

[OSEN=이상학 객원기자] ‘세계 제일을 목표로!’라는 슬로건을 갖고 있는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해외 유망주들을 모으기 위해 스카우트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한국은 물론 중국 유망주들까지 관찰하며 괴물 발굴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4일 소프트뱅크의 해외 스카우트 확대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2010년 미국에 2명, 2014년 중남미에 1명, 그리고 2024년부터 대만에 1명의 해외 주재 스카우트를 두며 세계 주요 지역 유망주들을 팔로우 중이다. 
과거에는 메이저리그 경력자들을 외국인 선수로 영입하는 게 주류였지만 소프트뱅크는 현재 소속된 외국인 선수 14명 중 7명이 중남미 또는 대만 출신으로 다른 팀들과 확실히 차별화된 길을 나아가고 있다. 

소프트뱅크 리반 모이넬로. /소프트뱅크 호크스 홈페이지

마쓰모토 유이치 소프트뱅크 국제부장은 “메이저리그급 선수는 영입 비용이 많이 들고, 트리플A에서 성적을 남긴 선수도 일본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 그렇다면 젊고 잠재력 있는 선수를 일본 야구에 적응시켜 주축으로 키워내자는 흐름”이라며 “괴물은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 놓치지 않도록 계속 주시하겠다”면서 향후 한국은 물론 중국 선수들까지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의 세계화 전략은 확실한 성공작이 있어 가능하다. 쿠바 출신 특급 좌완 투수 리반 모이네로(30)가 그 주인공으로 요미우리신문은 하기와라 켄타(45) 스카우트가 그를 발굴한 스토리를 전했다. 고등학교 선수 출신인 하기와라 스카우트는 도미니카공화국을 거점으로 스카우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기와라 스카우트가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2015년 2월이다. 푸에르토리코에서 국제대회를 시찰하던 그는 쿠바 팀에 있던 19세 좌완 투수에게 시선이 빼앗겼다. 당시 170cm 남짓한 키로 마른 체구였던 그 투수는 구속이 시속 140km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독특한 궤적으로 크게 휘어지는 커브, 위기 상황에서도 표정 하나 바뀌지 않는 모습에 “보통 선수가 아니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 투수가 바로 모이넬로였다. 2년 뒤 몸이 커지고, 패스트볼의 날카로움이 향상됐지만 여전히 178cm, 69kg으로 왜소한 체구에 체력도 의심받았다. 소프트뱅크 내부에서도 “1군에선 힘들다”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있었지만 모이넬로의 성장 과정을 쭉 지켜본 하기와라 스카우트는 “일본에 데려가면 155km를 던질 것이다”고 확신했다. 
쿠바 대표팀 리반 모이넬로 2024.11.14 /sunday@osen.co.kr
하기와라 스카우트는 쿠바의 시골 마을에 있는 모이넬로 본가를 찾아 “꼭 성공할 수 있다”며 일본행을 위해 가족들을 설득했다. 가족들이 식비를 아껴야만 글러브를 살 수 있을 만큼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모이넬로는 2017년 5월 무일푼으로 일본행 비행기에 올라 소프트뱅크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구단 사람들도 물음표를 보낸 선수였지만 하기와라 스카우트의 확신이 통했다. 계약 후 한 달 만에 정식 선수로 1군에 데뷔한 모이넬로는 최고 시속 157km를 뿌리며 불펜 필승조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2024년 3월 소프트뱅크와 4년 40억엔 대형 연장 계약을 체결한 뒤 선발로 변신,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로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6월6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전에서 일본프로야구 외국인 투수 한 경기 최다 18탈삼진 기록을 세우며 2년 연속 평균자책점 1위(1.46)로 퍼시픽리그 MVP까지 받았다. 클라이막스시리즈 MVP도 차지하는 등 가을야구에서도 위력을 거듭하며 소프트뱅크의 리그, 일본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일본에서 9시즌 통산 355경기(49선발·630⅓이닝) 42승17패40세이브135홀드 평균자책점 1.80 탈삼진 749개. 올해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쿠바 대표팀으로 출전한 뒤 쿠바의 정세 불안으로 일본 입국이 늦었고, 어깨 주변이 위화감으로 1군 복귀에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것만으로도 소프트뱅크는 대성공을 거뒀다.
모이넬로 개인적으로도 인생 대역전이다. 일본에 와서 10년간 누적 수입이 32억5000만엔(약 310억원)이다. 가능성을 미리 알아본 스카우트의 안목과 끈기가 통한 결과. 모이넬로의 어머니도 “다 당신 덕분이다”며 감사해하지만 정작 하기와라 스카우트는 “길을 개척한 것은 모이넬로 자신이다”며 자세를 낮췄다. 
쿠바 대표팀 리반 모이넬로. 2019.11.07 /sunday@osen.co.kr
하기와라 스카우트는 지난 2004~2006년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영어 통역으로 야구단에 들어왔다. 당시 니혼햄의 간판 외국인 타자였던 페르난도 세기뇰로부터 “지금 일본에서 활약하는 건 스페인어권 선수들뿐이다. 네가 스페인어를 할 줄 알면 찾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는 조언을 들은 뒤 팀을 떠나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어학 연수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주변에선 후회할 거라며 반대했지만 당시 니혼햄 베테랑 외야수였던 신조 쓰요시 현재 니혼햄 감독은 “좋아하는 일을 해라. 돈은 나중에 벌 수 있으니까 괜찮다. 즐기고 와라”며 결정을 지지해줬다. 하기와라 스카우트는 “그 말을 믿고 여기까지 왔다. 신조 씨는 내게 은인이다”며 20년 전 격려를 고마워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어학 연수 이후 에이전트 등의 일로 생계를 꾸려가던 그는 소프트뱅크 제안을 받아 스카우트로 전향했다. 측정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눈으로 선수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것이 하기와라식 스카우팅. 도미니키공화국 현지 어린이들에게 야구를 가르치며 기른 안목, 현지 야구 관계자들과 두터운 인맥도 빛을 발했다. 마쓰모토 국제부장은 “라틴계 선수가 미국을 거치지 않고 성공한 사례는 그 없이 있을 수 없다”고 말할 만큼 소프트뱅크 구단의 신뢰도 대단하다. 
지금까지 13명의 선수 영입에 관여한 하기와라 스카우트는 선수 근황을 모국의 가족에게 직접 보고할 뿐만 아니라 1년에 한 번은 본가를 꼭 방문한다. 그는 “선수가 가장 신뢰하는 건 가족이다. 아버지나 형이 될 순 없더라도 친척 아저씨 같은 포지션이면 좋다”며 웃었다. /waw@osen.co.kr
소프트뱅크 하기와라 켄타 스카우트의 리반 모이넬로 스카우트 비화를 전한 일본 요미우리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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