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컵을 놓친 아르헨티나가 집단 난투극으로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1일(한국시간)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 종료 뒤 벌어진 충돌을 조사하기 위해 징계·윤리 조사관을 선임했다. 파레데스를 비롯한 아르헨티나 선수 여러 명이 출전정지 등 추가 징계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스페인은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에서 연장 106분 터진 페란 토레스의 결승골로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었다. 2010 남아공 대회 이후 16년 만에 두 번째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경기는 종료 직전부터 거칠어졌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추가시간 엔소 페르난데스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해 10명으로 연장전에 들어갔다.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결승골을 내준 뒤 감정까지 통제하지 못했다.
마지막 휘슬이 울리자 레안드로 파레데스가 에릭 가르시아와 충돌했다. 파레데스는 가르시아의 목 부위를 붙잡았고, 뒤이어 가비를 그라운드에 넘어뜨렸다. 양 팀 선수들이 하프라인 부근으로 몰려들어 서로를 밀치면서 순식간에 집단 몸싸움으로 번졌다.
나우엘 몰리나는 우승을 기뻐하며 그라운드로 들어온 스페인 주장 로드리의 복부를 가격한 것으로 지목됐다. 주심 슬라브코 빈치치는 경기 종료 뒤 파레데스에게 레드카드를 꺼냈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선수들 사이를 오가며 충돌을 막으려 했지만 이미 여러 곳에서 몸싸움이 이어지고 있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FIFA는 경기 보고서를 검토한 뒤 징계 규정 36조에 따라 조사 절차를 시작했다. 조사 종료 시점과 징계 대상, 수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경기 중 퇴장과 종료 뒤 레드카드에 별도의 폭력 행위 판단까지 더해질 경우 아르헨티나는 다음 A매치까지 후폭풍을 안게 된다.
조사관은 주심과 경기 감독관 보고서, 중계 화면을 토대로 선수별 행위를 가려낸다. 종료 뒤 벌어진 충돌이라고 해서 징계 대상에서 빠지는 것은 아니다. 파레데스가 받은 레드카드와 별개로 몰리나를 비롯해 뒤엉킨 선수들의 행동까지 다시 판정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준결승 뒤 행동으로도 조사선에 올라 있다. 잉글랜드를 꺾은 뒤 선수들이 ‘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의 땅’이라는 정치적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세리머니를 벌였다. FIFA는 선수와 팀의 정치적 표현을 금지하고 있어 결승 난투와 별개 사건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두 사건이 겹치면서 준우승의 아쉬움도 뒤로 밀렸다. 아르헨티나는 1962년 브라질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2연패에 도전했지만 스페인의 점유와 압박에 막혔다. 리오넬 메시는 세 번째 월드컵 결승에서 두 번째 준우승 메달을 받았다.
패배 자체보다 패배를 받아들이는 장면이 더 큰 상처를 남겼다. 스페인 선수들이 우승을 자축하는 사이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몸싸움에 휘말렸고, 파레데스의 레드카드는 경기 종료 뒤 기록됐다. 세계 챔피언의 왕관을 내려놓는 마지막 모습으로는 너무 거칠었다.
FIFA가 아직 조사 기한을 제시하지 않아 징계 발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파레데스와 몰리나를 포함한 선수별 행위, 벤치의 가담 여부, 준결승 정치 현수막까지 확인 대상이다. 아르헨티나의 월드컵은 끝났지만 심판의 경기 보고서와 FIFA 조사관의 작업은 이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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