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하자 주먹부터 나왔다...아르헨티나, 월드컵 결승 뒤 집단 충돌→FIFA 징계 착수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7.21 08: 46

월드컵 결승에서 패한 뒤 스페인 선수들과 충돌한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조사를 받는다. 선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까지 징계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영국 'BBC'는 21일(이하 한국시간) "FIFA가 월드컵 결승전 종료 후 벌어진 불미스러운 장면과 관련해 아르헨티나를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FIFA 징계위원회는 결승전 종료 직후 발생한 충돌의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징계·윤리 검사를 선임했다. 몸싸움에 가담한 선수와 지도자는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으며 아르헨티나축구협회(AFA)에도 벌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르헨티나는 20일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스페인에 연장 접전 끝에 0-1로 패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스페인 선수들이 우승을 자축하기 시작하는 과정에서 양 팀 선수들과 아르헨티나 코칭스태프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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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나우엘 몰리나와 레안드로 파레데스, 티아고 알마다, 로베르토 아얄라 수석코치가 충돌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파레데스가 스페인 수비수 에릭 가르시아의 목 부위를 밀어 주심 슬라브코 빈치치에게 퇴장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레데스의 레드카드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공식 기록에서 삭제됐다. FIFA도 BBC에 경기 당시 파레데스를 상대로 별도의 징계 조치가 내려지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아르헨티나는 이미 정규시간 후반 추가시간 엔조 페르난데스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한 상태였다.
문제의 장면은 종료 휘슬 직후 시작됐다. 리오넬 메시를 비롯한 일부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다른 선수들은 스페인 선수들이 경기장을 가로질러 달려가며 우승을 기뻐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연장전 도중 교체됐던 로드리도 벤치에서 뛰어나와 동료들과 함께 세리머니에 합류했다.
로드리가 몰리나의 옆을 지나가는 순간 충돌이 시작됐다. 몰리나는 로드리의 팔 또는 복부를 주먹으로 가격한 듯한 행동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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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가 몰리나에게 항의했고, 몰리나는 몸을 앞으로 내밀며 공격적으로 맞섰다. 가르시아가 로드리를 돕기 위해 달려오자 파레데스까지 개입했다. 파레데스는 손으로 가르시아의 목 부위를 찔렀다.
스페인의 미출전 교체 선수 가비가 싸움을 말리려 했지만 알마다에게 밀려 넘어졌다. 파레데스는 이어 손으로 가비의 얼굴을 밀어 다시 그라운드에 넘어뜨렸다.
아얄라 코치는 가르시아의 목을 감싸 잡은 듯한 모습을 보였고, 이후 스페인 미드필더 다니 올모를 가격한 것으로 보이는 장면도 포착됐다.
BBC 해설위원 앨런 시어러는 해당 장면을 강하게 비판했다. 시어러는 "파레데스는 누군가의 얼굴을 향해 두세 차례 강한 주먹을 휘둘렀다. 상대에게 달려들었다. 축구에 이런 행동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에게 패배가 얼마나 큰 의미인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는 알고 있다. 그래도 패배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있다. 아르헨티나에게서 이런 모습을 너무 자주 봤다. 종료 휘슬 이후 반응은 끔찍했다"라고 지적했다.
전 잉글랜드 대표팀 골키퍼 조 하트도 "경기는 이미 끝났다. 이날 벌어진 결과를 두고 그들이 불평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역겨운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은 충돌을 진정시키려 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상황을 크게 확대하지 않으려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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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로니 감독은 "우리는 승리할 때 품격을 갖추고, 패배할 때도 품격을 지켜야 한다. 오늘 우리는 패배하는 법을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경기에서 졌고 이를 받아들인다. 그렇다고 삶이 끝나는 것은 아니며, 이곳까지 오기 위해 우리가 해온 모든 일을 잊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FIFA는 단순한 난폭 행위 여부를 넘어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행동이 축구의 품위를 훼손했는지까지 살펴볼 예정이다.
FIFA 징계 규정 제13조는 모욕적인 행동과 페어플레이 원칙 위반을 다룬다.
아르헨티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행동은 '기본적인 품행 규칙 위반', '축구 또는 FIFA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로 판단될 수 있다.
징계·윤리 검사는 가중 사유와 감경 사유를 모두 고려한다. FIFA는 필요할 경우 특정 대회에만 국한되지 않는 전 세계적 활동 정지 처분도 내릴 수 있다.
FIFA는 과거 스페인 여자대표팀의 2023 여자 월드컵 우승 직후 제니 에르모소의 입술에 입을 맞춘 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축구협회장에게 같은 조항을 적용했다.
루비알레스는 모든 축구 관련 활동에서 3년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후 제기한 항소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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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이탈리아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를 깨문 뒤 모든 축구 관련 활동에서 4개월 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시 리버풀 소속이었던 수아레스는 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첫 9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BBC는 알마다와 아얄라, 몰리나, 파레데스가 수아레스와 같은 수준의 장기 징계를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아르헨티나는 최근 몇 년 동안 선수들의 행동과 관련해 여러 차례 징계를 받았다.
AFA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이후에도 '모욕적 행동과 페어플레이 원칙 위반', '선수와 관계자의 부적절한 행동' 혐의로 징계 절차를 밟았다.
아르헨티나는 프랑스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우승했지만 세리머니 방식으로 비판받았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는 대회 최우수 골키퍼 트로피를 들고 외설적인 동작을 했다. 이후 라커룸에서 프랑스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를 조롱하는 모습도 촬영됐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1만8300파운드(약 3634만 원)의 벌금을 받았지만 선수 개인을 향한 징계는 내려지지 않았다.
마르티네스는 2024년 칠레, 콜롬비아와 월드컵 예선에서 보인 행동으로 두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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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칠레전 3-0 승리 후 코파 아메리카 우승 트로피 모형을 이용해 과거의 외설적인 세리머니를 반복했다. 나흘 뒤 콜롬비아에 1-2로 패한 뒤에는 자신에게 다가온 촬영 카메라를 장갑 낀 손으로 가격했다.
2024 코파 아메리카 우승 뒤에는 엔조 페르난데스가 올린 영상도 논란을 불렀다. 프랑스축구협회는 해당 영상에 담긴 노래를 "인종차별적이고 차별적인 구호"라고 규정했고, 페르난데스는 사과했다.
AFA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이미 별도의 징계 가능성에 놓여 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잉글랜드와 준결승에서 2-1로 승리한 뒤 '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의 영토'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세리머니했다.
말비나스는 영국이 실효 지배 중인 포클랜드 제도를 아르헨티나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양국은 해당 섬의 영유권을 두고 오랜 갈등을 이어왔다.
AFA는 2014년에도 슬로베니아와 평가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같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어 2만 파운드(약 370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번에는 현수막을 들었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지오바니 로 셀소,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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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유사한 사례도 있다. 스페인은 유로 2024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2-1로 꺾은 뒤 열린 우승 행사에서 "지브롤터는 스페인 땅"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스페인 주장 알바로 모라타와 로드리에게 각각 한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FIFA가 아르헨티나에 대한 조사를 언제 마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징계 절차가 수개월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UEFA는 지난 2월 18일 벤피카와 레알 마드리드 경기에서 발생한 인종차별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징계·윤리 조사관을 선임했다.
벤피카의 잔루카 프레스티아니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향해 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었다. 실제 징계 결과는 두 달이 지난 4월 24일 발표됐다.
프레스티아니는 동성애 혐오 행위로 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이 가운데 3경기는 2년간 집행유예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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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패배 직후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 아르헨티나는 준우승의 아픔과 별개로 또 다른 문제를 떠안게 됐다. FIFA 조사 결과에 따라 월드컵 이후 일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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