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니 또 팀 탓? 투헬, "공 소유와 통제, 잉글랜드 DNA에 없어"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7.17 13: 52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 아르헨티나전 전술 비판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자신의 선택이 문제가 아니라 압박을 받으면 공을 지키지 못하는 잉글랜드 축구의 ‘DNA’가 패배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17일(한국시간) "토마스 투헬 감독이 아르헨티나전 전술과 교체를 둘러싼 비판에 반박하면서 잉글랜드 축구의 DNA를 패배 원인으로 지목했다”라고 보도했다.
잉글랜드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1-2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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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는 후반 27분 앤서니 고든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1966년 이후 60년 만의 월드컵 결승 진출까지 가까워지는 듯했다.
흐름은 투헬 감독의 교체 이후 급격히 달라졌다. 투헬 감독은 후반 29분 고든을 빼고 수비수 에즈리 콘사를 투입했다. 잉글랜드는 포백에서 스리백을 기반으로 한 사실상의 파이브백으로 전환했다.
아르헨티나의 공세는 거세졌다. 후반 31분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의 헤더가 골대를 때렸고 잉글랜드는 계속해서 뒤로 밀렸다.
투헬 감독은 후반 37분 리스 제임스와 데클란 라이스까지 불러들였다. 대신 수비수 댄 번과 니코 오라일리를 투입했다. 스카이 스포츠는 이 시점 잉글랜드의 필드 플레이어 10명 가운데 7명이 수비적인 성향을 가진 선수였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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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기는 실패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41분 엔소 페르난데스의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추가시간 3분에는 리오넬 메시의 크로스를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헤더로 마무리해 승부를 뒤집었다.
투헬 감독은 후반 추가시간 6분이 돼서야 마커스 래시포드와 아이반 토니를 투입했다. 댄 번을 최전방으로 올리는 선택까지 했으나 잉글랜드는 남은 시간 제대로 된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경기 후 투헬 감독의 지나치게 수비적인 전술과 늦은 공격수 투입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투헬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그 순간에는 세상의 어떤 전술 구조도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없었을 것이라는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너무 수동적이었고 충분히 강하게 맞서지 못했다. 상대 선수들이 우리 페널티 박스로 들어오는 움직임을 막지 못했고 크로스의 질도 좋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투헬 감독은 선제골 직후 경기 흐름이 완전히 아르헨티나 쪽으로 넘어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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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직 데이터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선제골 직후부터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 같다. 경합에서도 이기지 못했고 그래서 점점 더 뒤로 내려갔다. 처음부터 계획했던 일은 아니지만 그렇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원에서 침투하는 선수들을 막지 못했다. 상대의 패스와 크로스 수준도 최고였다. 압박에서 벗어나고 경기 흐름을 되찾으려면 다시 공을 소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투헬 감독은 여기서 잉글랜드 축구의 'DNA'를 언급했다.
그는 "점유율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공을 잡고 경기를 통제하는 것은 스페인이나 아르헨티나, 브라질 축구의 DNA와 달리 어쩌면 잉글랜드 DNA에는 없는 부분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후반 29분 파이브백으로 전환한 선택도 수비적으로 내려앉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투헬 감독은 "파이브백으로 바꾸면서 더 수동적으로 변하자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측면으로 더 빠르게 나가고 포백 사이의 공간을 열어주지 않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자는 선택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선수에게 전진해서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주문했지만 우리는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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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문제도 언급했다. 잉글랜드는 이번 월드컵에서 참가국 가운데 가장 긴 1만4365마일을 이동했다. 고온과 고지대 환경에서 경기를 치렀고 일부 경기에서는 퇴장으로 수적 열세까지 겪었다.
투헬 감독은 "대회 전체를 놓고 보면 체력적으로도 조금 어려움을 겪었다. 더위와 고지대에서 뛰었고 한 명이 적은 상황에서도 경기했다. 그런 요소들이 마지막에 큰 대가로 돌아왔다"라고 말했다.
투헬 감독은 2028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까지 잉글랜드 대표팀을 계속 이끌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잉글랜드 대표팀에 전념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말에 "100%"라고 답했다.
이어 "개선할 부분은 여전히 많고 나는 그 일을 기꺼이 하고 싶다. 공을 소유한 상태에서 더 강하게 경기를 주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얼마나 좋은지 더 보여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훈련과 대회 과정에서 선수들을 보면 아직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수준을 넘어선다면 큰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스카이 스포츠는 투헬 감독의 'DNA 발언'에 의문을 제기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지난 2014년부터 유소년 대표팀부터 성인 대표팀까지 이어지는 '잉글랜드 DNA' 계획을 운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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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계획은 정체성과 경기 방식, 선수 육성, 지도자 교육, 지원 체계 등 다섯 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전술적으로 영리한 선수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공을 소유하면서 상황에 맞게 변화하는 축구 역시 핵심 방향 가운데 하나였다.
스카이 스포츠의 롭 도싯 기자는 "압박을 받을 때 잉글랜드 선수들이 공을 충분히 지키지 못한다는 지적에는 일리가 있다"면서도 "투헬 감독이 '잉글랜드 DNA'라는 표현을 쓴 것은 아이러니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잉글랜드축구협회는 12년 전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DNA 계획을 도입했다. 그 계획이 완전히 실패했거나 투헬 감독의 판단이 틀렸거나 둘 중 하나다. 두 주장 모두 동시에 사실일 수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선수 선발에도 의문이 남았다. 스카이 스포츠는 좁은 공간에서 공을 다루고 압박을 벗어나는 능력이 뛰어난 코비 마이누가 이번 대회에서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한 점을 짚었다.
마이누는 2024 유럽선수권대회 결승전에 선발로 나섰다.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후반기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반등에 힘을 보탰다. 해당 기간 상대 진영 패스 성공률은 로드리에 이어 리그 미드필더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필 포든 역시 투헬 감독의 월드컵 명단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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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스포츠의 피터 스미스 기자는 "잉글랜드는 경기 흐름을 통제할 수 있는 미드필더가 없다는 익숙한 문제로 탈락했다. 정확히는 투헬 감독이 그런 선수를 선택하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투헬 감독은 대회 기간 중원 교체가 필요할 때 리스 제임스, 조던 헨더슨, 주드 벨링엄, 에베레치 에제, 모건 로저스 등을 마이누보다 먼저 선택했다.
스미스 기자는 "마이누가 투헬 감독이 원하는 선수가 아니라면 감독의 결정"이라면서도 "잉글랜드의 오래된 중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같은 결과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헬 감독은 전술 구조보다 선수들의 소극적인 경기 운영과 잉글랜드 축구의 특성을 문제로 꼽았다. 스카이 스포츠는 공을 지킬 수 있는 선수를 외면한 감독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맞섰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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