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경험하고 돌아온 이기혁이 자신을 둘러싼 '간절함 발언'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강원FC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17라운드에서 FC서울과 0-0으로 비겼다.
월드컵 이후 소속팀 복귀전을 치른 이기혁은 수비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강원의 무실점에 힘을 보탰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기혁은 "월드컵을 다녀온 뒤 팬들의 기대감이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대가 커진 만큼 실망도 커질 수 있어 안정적으로 경기하려 했다. 여유가 생긴 것은 맞지만, 그 여유가 자만심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월드컵 이후 자신의 발언이 일부 대표팀 선수를 겨냥한 것처럼 해석된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기혁은 "누구와 누구를 비교하려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월드컵은 모든 선수에게 동기부여가 있는 무대이고, 누구나 참가하고 싶어 한다"라며 "선수들을 저격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임했고, 다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기혁과의 일문일답.
월드컵 이후 소속팀에서 치른 경기였다.
-선수들과 많은 준비를 했다. 서울과의 경기가 워낙 중요한 경기여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잘 준비했다. 기회도 많았는데 결과로 가져오지 못한 것 같아 너무 아쉽다. 그래도 지지 않는 경기를 했고, 잘 끝낸 것 같아 괜찮다.
오늘 경기에서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뒀나. 경기력에는 어느 정도 만족하는가.
-월드컵을 다녀온 뒤 팬들의 기대감이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대감이 커지는 만큼 실망도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경기하고자 했다.
제가 너무 여유를 부리면 팀의 템포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오히려 템포를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볼 처리에서도 쉽게, 쉽게 하려고 했다. 수비적인 부분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잘 마쳐서 기분도 나쁘지 않다.
월드컵 이후 실전을 뛰면서 스스로 달라졌다고 느낀 부분이 있나.
-확실히 여유가 많이 생긴 것 같다. 한편으로는 그 여유가 자만심으로 변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여유가 생긴 만큼 팀원들을 더 리딩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경기장에서 동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도움을 주고, 개인적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더 세밀하게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올해 한국 축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한 명이 됐다. 아시안게임에도 나서게 됐는데.
-아시안게임이라는 무대를 통해 참가 선수들의 인생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은 금메달을 딴다는 가정 아래 생기는 변화다.
금메달을 따기 위해 소집 이후 선수들과 목표에 대해 정확히 이야기하고 싶다. 팀이 하나로 잘 뭉치는 데 제가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들이 잘 뭉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할 예정이다.
월드컵에서는 막판에 합류한 입장이었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와일드카드다. 맡아야 하는 역할이 다르다. 월드컵에서 어떤 선수의 역할을 참고했나.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김민재 형이 제 옆에서 항상 리딩을 많이 해줬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제가 거의 최후방에서 플레이할 것 같다. 전방을 모두 바라보는 위치에 있는 만큼 선수들이 어떻게 플레이하면 좋을지, 어떻게 호흡을 맞춰야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보일 것이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뒤에서 이야기하고 리딩하면서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갈 예정이다.
월드컵 이후 '간절함'에 대해 말한 인터뷰가 큰 화제가 됐다. 특정 선수들을 겨냥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누구와 누구를 비교하려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월드컵이라는 무대는 모든 선수에게 동기부여가 있고, 누구나 참가하고 싶어 하는 무대다. 저 역시 그랬고 모든 선수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비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모두 워낙 좋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에서 나온 이야기였다. 우리 모두가 더 간절하게 함께 뛰었다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었다.
기사가 그렇게 나가면서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팬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말하려던 취지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저도 정말 열심히 하는 입장인데 기사가 그런 방향으로 나가다 보니 속상한 부분이 있었다. 선수들을 저격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대회에 임했다. 모든 선수가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고, 저 역시 모두가 열심히 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좋지 않은 방향으로 해석돼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로서 조금 속상하고 서운했다.
정경호 감독은 '이기혁이 한 번이라도 간절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많은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기부여가 되나.
-저도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저 역시 항상 욕심이 있다. 월드컵에 다녀왔다고 해서 안주할 생각은 없다.
항상 열심히 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안일해졌다', '간절하지 않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스스로 더 신경 쓰고 열심히 할 예정이다.
대표팀과 강원의 경기 스타일에는 차이가 있다. 오늘은 평소보다 억제된 플레이를 많이 한 것처럼 보였다.
-팀마다 색깔이 모두 다르다고 생각한다. 대표팀에서 주어진 역할이 있고, 강원에서 주어진 역할이 있다. 저는 그 역할 안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역할이 이렇다거나 저렇다고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감독님께서 저에게 맡겨주시는 임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임무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제가 맡은 역할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선수로서 후회는 없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했나.

-아시안게임이라는 무대에서는 단순히 공을 잘 차는 것보다 금메달과 병역 혜택을 향한 집념, 뚜렷한 목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목표만 바라보고 뛴다면 경기 결과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선수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목표를 향해 계속 나아가고 싶다. 그것만 바라보며 달려갈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선배들이 조언했나.
-아시안게임에 다녀온 형들이나 병역 혜택을 받은 형들이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도움이 되는 말을 많이 해줘서 귀담아들었다. 저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목표를 세워봤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승리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대표팀 인기 상승의 계기가 됐다.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로서 책임감이 더 클 것 같다.
-여론은 저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바뀐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금메달을 따면 여론도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금메달을 통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면, 금메달을 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팬들께서도 알아봐 주실 것이고, 여론도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무조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시즌 전 행사에서 정경호 감독과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목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들었다.
-시즌을 시작할 때 감독님과 올 한 해의 목표에 대해 이야기했다. 솔직히 그 목표들을 모두 이뤄내는 모습을 당시에는 상상하지 못했다.
목표를 설정하고 나니 개인적으로 동기부여가 많이 생겼다. 올 시즌 축구에 전념하고, 몸을 만들고, 훈련에 몰두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
그 과정이 지금 경기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제가 목표로 했던 것들을 하나씩 모두 이루기까지는 아직 한참 멀었다고 생각한다. 계속 노력하고 경기장에서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개인적으로 더 많이 준비하겠다.
강원에서도 아시안게임에 함께 나가는 선수들이 있다. 서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팀이 잘 뭉쳤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나누다 보니 경기력으로도 드러난 것 같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월드컵에 가기 전 강원 팬들이 꼭 집으로 돌아오라고 했다. 이적설도 나오면서 팬들의 걱정이 컸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소속팀에서 경기력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기력을 더 끌어올리려면 강원FC의 팀 색깔이 저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강원에 남아 이룰 수 있는 것을 모두 이룬 뒤 다른 곳으로 가더라도 가고 싶었다.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잘 나눴다. 집으로 잘 돌아온 것 같다. 오늘 경기도 잘 마친 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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