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71% 압도적 점유율에도 고작 1골... 엘살바도르 압박에 남은 빌드업 숙제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6.04 19: 53

홍명보호는 이겼지만 숙제를 감추지는 못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프로보의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전 5-0 대승에 이어 월드컵 개막 전 마지막 평가전까지 이겼고, 두 경기 연속 무실점도 챙겼다. 결과만 보면 안정적인 마무리였지만 경기 내용은 본선 전 점검표를 다시 펼치게 했다.
한국은 공을 오래 잡았다.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71-29의 점유율 우위를 보였고, 슈팅 수에서도 14-3으로 앞섰다. 유효슈팅은 6-0이었다. 상대에게 결정적인 마무리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는 점은 수비적으로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전반 공격 전개는 답답했다. 높은 점유율이 곧바로 박스 안 위협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엘살바도르는 전반부터 한국 빌드업 지점을 강하게 물었다. 수비할 때는 5-3-2에 가까운 형태로 중앙을 닫았고, 공을 잡으면 측면을 열어 역습을 시도했다. 한국은 수비 진영과 중원 사이에서 패스 연결이 끊기는 장면이 나왔다. 새 조합이 많이 들어간 선발 명단의 영향도 있었다. 홍 감독은 트리니다드토바고전 선발과 비교해 대폭 변화를 줬고, 손흥민과 이강인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세트피스에서 답을 찾았다. 후반 12분 이동경이 페널티박스 바깥 프리킥을 왼발로 감아 차 골문 오른쪽 상단을 뚫었다. 오픈플레이에서 길이 막힌 흐름을 세트피스 한 방이 풀어냈다. 본선에서도 상대가 한국의 중앙 전개를 막아설 경우 직접 프리킥과 코너킥, 2차 볼 싸움은 중요한 득점 루트가 된다.
후반 중반 손흥민과 이강인이 들어오면서 공격 템포는 조금 살아났다. 이강인은 하프스페이스에서 공을 받아 전방으로 연결했고, 손흥민은 상대 수비 뒷공간을 노렸다. 그러나 한국은 추가골까지 만들지는 못했다.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는 한 골 차 승부가 반복될 수 있다. 리드를 잡은 뒤 경기 속도를 조절하고, 반대로 먼저 골이 나오지 않을 때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박스 안 찬스를 늘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수비 쪽에서는 무실점이 이어졌다. 조유민이 부상으로 낙마한 뒤 센터백 조합에 변화가 생겼고,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최종 라인의 부담은 커졌다. 엘살바도르전에서 상대 유효슈팅을 막아낸 것은 분명한 성과다. 다만 체코와 멕시코는 전방 압박의 강도, 세트피스 높이, 측면 전환 속도에서 엘살바도르보다 까다로운 상대다.
한국은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체코와 A조 첫 경기를 치른다. 엘살바도르전의 1-0 승리는 결과로는 충분했지만, 본선 첫 경기 전 마지막 리허설은 점유율보다 마무리 과정, 무실점보다 빌드업 안정성을 더 오래 남겼다.
홍 감독에게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 선발 조합은 체코전 직전까지 조정될 수 있지만 경기 양상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된다. 한국이 공을 오래 잡는 시간, 상대 압박을 벗겨야 하는 시간, 세트피스로 승부를 봐야 하는 시간이 모두 올 수 있다. 엘살바도르전은 그 세 가지 장면을 한 경기 안에 보여줬다.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그 장면들을 본선용 해법으로 바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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