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의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하지만 대표팀 입장에서는 반가운 고민이다.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에서 이동경이 다시 한번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프로보 브리검영대(BYU)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서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트리니다드토바고전 5-0 대승에 이어 2연승을 기록한 대표팀은 좋은 흐름 속에 월드컵 본선 무대로 향하게 됐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이동경이었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12분 이동경은 페널티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왼발로 감아 찬 볼은 수비벽을 절묘하게 넘어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키퍼가 손을 뻗어봤지만 막아낼 수 없는 완벽한 궤적이었다.
대표팀을 승리로 이끈 이동경은 경기 후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를 통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월드컵 본선에 가기 전 마지막 평가전에서 승리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며 "선수들이 짧은 경기 간격 속에서도 힘든 상황을 잘 이겨내며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준비를 잘 마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환상적인 프리킥 골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동경은 "수비벽에 조금 틈이 보였다"면서 "자신 있게 차자고 생각했는데 원하는 방향으로 잘 날아가면서 득점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미국 전지훈련 기간 이동경의 활약은 눈부셨다.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서는 정확한 아웃프런트 크로스로 조규성의 득점을 도우며 도움을 기록했다. 그리고 엘살바도르전에서는 직접 골을 터트리며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작성했다.
특히 고지대 환경에서도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선보인 점이 인상적이었다. 대표팀은 과달라하라와 비슷한 해발 환경에서 적응 훈련과 평가전을 병행하고 있는데 이동경은 가장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선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지난 시즌 K리그1 MVP로 선정됐던 이동경은 올 시즌에도 울산 HD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부상으로 일부 경기를 놓쳤지만 14경기서 5골-3도움을 기록하며 꾸준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대표팀에서는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이재성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평가전 기간만큼은 이동경이 누구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중계를 맡은 이근호 쿠팡플레이 해설위원도 극찬을 쏟아냈다. 이근호 위원은 "발끝 감각이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공을 가졌을 때 동료들을 살리는 능력도 좋고 필요할 때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 입장에서는 머리가 아플 정도로 좋은 고민이 생겼을 것"이라며 이동경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이동경은 경기 후 쿠팡플레이와 인터뷰서 "이제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다. 본선에서는 반드시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팬 여러분께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다면 국민들께 큰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더욱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홍명보호는 미국에서 열린 두 차례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마쳤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날카로운 왼발과 자신감을 되찾은 이동경이 있었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대표팀 2선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이동경은 스스로 가장 강력한 선택지임을 증명해냈다. / 10bird@osen.co.kr
[사진] KF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