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탱탱볼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는 외야로 타구가 가지 않으니…”.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은 지난달 31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자조 섞인 농담을 던졌다. 개막 2연전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연패를 당하며 타선 침묵에 시달린 상황을 빗댄 표현이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팀 홈런 1위를 차지했던 삼성은 정작 개막 시리즈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반면, 지난해 팀 홈런 최하위였던 롯데는 무려 7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박진만 감독은 “공격에서 너무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선수 1~2명이 아니라 타선 전체가 그랬다”며 “주중 첫 경기지만 개막이라는 생각으로 연패를 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라인업에도 변화를 줬다. 3루수 김영웅-중견수 김성윤-좌익수 구자욱-1루수 르윈 디아즈-지명타자 최형우-유격수 이재현-우익수 김헌곤-포수 강민호-2루수 류지혁. 박진만 감독은 “아프면 주사를 맞듯 극약 처방을 내렸다. 변화가 필요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 흐름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선발 잭 오러클린이 3⅔이닝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흔들리며 삼성은 6회까지 1-5로 끌려갔다.
분위기를 바꾼 건 ‘맏형’ 최형우였다. 7회 선두 타자로 나선 그는 두산 선발 잭 로그와의 승부에서 볼카운트 1B-2S, 5구째 슬라이더(125km)를 잡아당겨 우측 외야 스탠드에 꽂았다. 비거리 115m의 대형 아치였다. 이 한 방으로 최형우는 추신수를 넘어 KBO 역대 최고령 홈런 기록을 새로 썼다.
흐름은 8회에도 이어졌다. 2사 후 김성윤이 좌중간 안타로 물꼬를 트자 구자욱이 우전 안타로 찬스를 이었다. 2사 1,2루. 타석에 들어선 르윈 디아즈가 해결사로 나섰다. 앞선 세 타석에서 뜬공-뜬공-땅볼로 물러났던 그는 두산 좌완 이병헌의 공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단숨에 승부는 원점이 됐다.

이날 삼성의 강점이었던 장타력이 뒤늦게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이후 삼성은 9회 2사 2루, 연장 10회 1사 2루, 11회 1사 1,2루 등 여러 차례 끝내기 기회를 잡았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5-5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비록 승리를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최형우와 디아즈가 나란히 홈런을 터뜨리며 타격감 회복의 신호를 보낸 점은 분명한 수확이었다. 드디어 터진 중심 타선, 삼성의 반등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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