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모처럼 ‘BK’ 김병현(47)의 이름이 나왔다. 우완 투수 마이크 소로카(28)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데뷔전에서 김병현을 소환하며 랜디 존슨(62)의 기록까지 넘었다.
소로카는 지난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벌어진 2026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4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애리조나의 9-6 승리를 이끌었다. 애리조나는 소로카의 호투에 힘입어 개막 3연패를 끊고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12월 애리조나와 1년 750만 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합류한 소로카에겐 이날이 새로운 팀에서 데뷔전이었다. 매 이닝 삼진을 잡았는데 5회 마지막 이닝이 백미였다. 하비에르 바에즈, 케리 카펜터, 글레이버 토레스를 모두 3구 삼진 처리하며 ‘무결점 이닝(Immaculate inning)’을 완성한 것이다. 한 투수가 한 이닝에 공 9개 모두 스트라이크를 던져 삼진 3개를 잡아내는 것을 의미하는 무결점 이닝은 이날 소로카까지 역대 191차례 나왔다.
![[사진] 애리조나 시절 김병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3/31/202603311742774142_69cbd273c0543.jpg)
![[사진] 애리조나 마이클 소로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3/31/202603311742774142_69cbd2742d119.jpg)
애리조나 투수로는 랜디 존슨(2001년 8월24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 6회), 김병현(2002년 5월12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8회), 웨이드 마일리(2012년 10월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3회)에 이어 역대 4번째이자 14년 만이었다.
김병현의 이름이 눈에 띈다. 2002년 애리조나 마무리로 활약한 김병현은 그해 5월12일 필라델피아 원정 경기에서 8회 선발 존슨에 이어 구원등판하자마자 스캇 롤렌, 마이크 리버설, 팻 버렐을 전부 3구 삼진 처리했다. 롤렌과 리버설은 바깥쪽 흐르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버렐은 바깥쪽 꽉 차는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잡았다. 스트라이크 4개, 헛스윙 3개, 파울 2개. 이날 김병현은 연장 10회까지 3이닝을 던지며 1실점으로 구원승을 거뒀다.
![[사진] 애리조나 시절 김병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3/31/202603311742774142_69cbd274954b8.jpg)
2002년은 김병현이 올스타에 선정된 최전성기로 당시 그의 강력했던 구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기록이다. 그로부터 24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김병현 외에 그 어떤 아시아 투수도 무결점 이닝을 하지 못했다. 일본의 날고 기는 투수들도 무결점 이닝은 한 번도 없었다.
24년 전 김병현을 소환한 소로카는 또 하나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이날 소로카의 탈삼진 10개는 지난 1999년 4월6일 랜디 존슨의 LA 다저스전 9탈삼진(7이닝)을 넘어 애리조나 데뷔전 탈삼진 신기록이었다. 마침 이날 존슨이 체이스필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직관하고 있었는데 소로카가 5이닝 만에 기록을 깼다. 총 투구수 89개로 최고 시속 95.1마일(153.0km) 포심 패스트볼(30개)보다 슬러브(43개)를 더 많이 던지며 싱커(8개), 커터(5개), 체인지업(3개)을 섞었다. 주무기 슬러브로만 5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소로카는 무결점 이닝에 대해 “정말 특별했다. 결과에 너무 의미를 두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지만 이건 축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멋졌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하려고 했지만 미소가 지어졌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소로카는 지난 2015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8순위로 애틀랜타에 지명된 유망주 출신으로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2019년 29경기(174⅔이닝) 13승4패 평균자책점 2.68 탈삼진 142개로 활약하며 올스타에 선정됐다. 시즌 첫 11경기까지 1점대(1.92)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당시 LA 다저스 소속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함께 이 부문 내셔널리그(NL) 1위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시즌 후반 페이스가 떨어져 최종 순위 3위로 마쳤다.
그러나 2020년 8월4일 뉴욕 메츠전에서 1루 커버 중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고 수술을 하면서 커리어가 꼬였다. 2021년 어깨 염증에 이어 아킬레스건 부상이 재발해 시즌을 통째로 결장했다. 2022년에도 라이브 피칭 중 타구에 무릎을 맞는 불운을 겪었고, 팔꿈치 염증 제거 수술로 2년 연속 메이저리그 등판 기록이 없었다.
2023년 돌아왔지만 예전 구위가 아니었고, 시즌 후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됐다. 2024년 화이트삭스에서 25경기(9선발·79⅔이닝) 평균자책점 4.74로 어느 정도 반등했지만 최약체 팀에서 승리 없이 10패만 당했다. 지난해에는 워싱턴 내셔널스와 시카고 컵스 2개 팀에서 22경기(17선발·89⅔이닝) 3승8패 평균자책점 4.52를 기록했다. 한때 애틀랜타 에이스에서 저니맨 신세로 전락했지만 애리조나에서 인상적인 스타트를 끊으며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waw@osen.co.kr
![[사진] 애리조나 마이클 소로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3/31/202603311742774142_69cbd2751157e.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