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최다이닝 타이틀을 차지했던 애런 윌커슨의 보류권이 해제됐다. 프로야구 복귀에 일단 제약은 사라졌다.
지난 4일 KBO는 애런 윌커슨(36)을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했다. 즉 원 소속 구단이었던 롯데 자이언츠가 보류권을 포기했다는 의미다. 이제 윌커슨은 다른 9개 구단과 모두 협상이 가능하고 KBO리그 복귀의 문이 다시 열렸다.


윌커슨은 2023년 여름, 대체선수로 합류한 뒤 지난해까지 롯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무대를 누볐다. 2023년 13경기 79⅔이닝 7승 2패 평균자책점 2.26의 성적을 기록했고 2024년 총액 95만 달러(계약금 15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다. 2024년 윌커슨은 32경기 196⅔이닝 12승 8패 평균자책점 3.84의 성적을 기록했다. 압도적이지는 않았지만 건실한 이닝이터의 모습을 보여줬다. 최다이닝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성적으로 보면 특급 에이스라고 불리기는 힘들지만, 2선발 역할은 충분히 해냈다고 볼 수 있었다.
롯데는 윌커슨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올해 이미 36세의 나이였고 구위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컸다. 뜬공의 비중, 홈런이 많아진 게 대표적인 증거였다. 대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보류권으로 선수를 묶어놓았다.

하지만 1년 만에 롯데는 윌커슨의 보류권을 풀었다. 구단은 “선수 측의 요청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롯데는 윌커슨을 다시 데려올 생각은 없다. 아무래도 나이가 걸린다. 언제 구위가 저하되도 이상하지 않다. 그렇다고 최근 한국 무대를 밟는 외국인 선수들처럼 160km에 육박하는 공을 뿌리지도 않는다. 롯데를 떠난 윌커슨은 올해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빅리그 콜업은 없었다. 트리플A에서만 활약하며 18경기 95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4.17의 성적을 남겼다. 빅리그 콜업은 없었고 옵트아웃 조항을 통해서 다시 시장에 나왔다.
윌커슨처럼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무대 경험을 가진 선수들이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을 때, 다시 아시아 무대로 이적을 위해 특정 시점에 옵트아웃 조항을 포함시키는데, 윌커슨은 이 권리를 행사했다.

빅리그 콜업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아시아 무대로의 이적도 실패했다. 다시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역시 트리플A에만 머물렀다. 11경기 57⅔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 3.43의 성적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해 트리플A 전체 성적은 29경기 152⅔이닝 7승 3패 평균자책점 3.89였다. 아직은 트리플A 수준에서는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이 확인됐다.

타구단 이적 가능성도 낮게 보지만, 일단 선수 측의 보류권 해제 요청을 수용하며 길을 터줬다. 한편, 롯데는 올해 윌커슨을 대신한 외국인 선수들이 실패했지만, 그 이상의 외국인 선수들을 데려오기 위해 심사숙고하고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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