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자청해도 AVG.242 부진→재수 뿌리치고 FA 승부수 48억 잭팟...진정한 승자는 최원준이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5.12.05 13: 40

진짜 승자였다. 
프로야구 2026 FA 시장이 무수한 이야깃 거리를 만들어내며 끝나가고 있다. 베테랑 포수 강민호와 중간투수들인 조상우, 김범수 등이 남았지만 굵직한 FA들은 계약에 성공했다. 박찬호가 80억원 잭팟을 터트리며 두산 베어스에 입성하자 강백호가 4년 100억 원에 한화 이글스과 계약했다. 차명석 단장과 불편한 상황을 연출하며 LG와 결별하고 KT로 자리를 옮긴 김현수, 9년만에 친정 삼성으로 돌아간 최형우까지 사연도 가지각색이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웃는 선수는 KT 위즈와 계약한 외야수 최원준이다. 2할4푼2리의 타율로 4년 48억 원의 잭팟을 터트렸다. 박해민이 KT와 제의를 뿌리치고 페이컷을 감수하고 LG에 남으면서 최원준의 필요성이 커졌다.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KT는 보호선수가 20명 뿐인 A급인데도 과감하게 최원준을 선택했다. 

KT 위즈 제공

결과적으로 과감하게 FA 시장에 뛰어든 최원준의 승부수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과정이 흥미롭다. 지난 7월 트레이드를 자청해 KIA 타이거즈에서 NC 다이노스로 옮겼다. 작년 주전외야수로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올해 우등 성적을 올려 대형 계약을 따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개막부터 부진에 빠졌고 시즌 중반부터는 김호령에 밀려 백업으로 밀려났다. 
KIA 시절 최원준./OSEN DB
기회를 받아 성적을 올려야 FA 시장에서 대접을 받을 수 있는데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마음은 급해졌고 구단에게 거듭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최원준을 마음에 두었던 NC 이호준 감독과 트레이드 논의가 이루어졌고 이적에 성공했다. KIA에서 타율 2할2푼9리에 불과했다. 이적후에도 약간 나아졌지만 타율 2할5푼8리 OPS .652에 그쳤다. 
최원준이 올해 주춤하면서 FA 시장에서 주목받는 대어급 판정을 받지 못했다. 이호준 감독은 사견을 전제로 최원준이 FA 재수 하는게 나을 수도 있다는 견해도 밝히기도 했다. 아직 젊기에 2026시즌 다시 성적을 올린다면 원하는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원준은 고민을 했겠지만 FA 재수가 아닌 자격 행사에 나섰다. 
시장에 나온 최원준이 어느 정도의 대우를 받을 것인지도 관심이었다. NC 구단은 유선으로 계속 접촉했고 대면 협상을 통해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KT의 조건이 월등히 앞섰고 NC와의 짧은 동행을 마쳤다. 박해민을 놓친 KT는 대안으로 생각한 최원준을 절대 놓칠 수가 없기에 충분한 대우를 해주었다. 최원준은 박해민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었다. 
NC 시절 최원준./OSEN DB
LG도 박해민을 놓쳤다면 최원준을 대안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다만, KT만큼의 조건을 제시했을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트레이드 자청과 과감한 FA 자격행사는 결과적으로 만족할만한 조건을 얻어냈다. KT는 올해 성적을 지우고 작년까지 통산 타율 2할8푼5리, OPS .736, 136도루와 강한 어깨를 갖춘 수비력을 믿었다. 1번타자 기용도 가능하다. 2026 FA 시장의 진짜 승자는 최원준이라는 점에는 그다지 이견이 없을 듯 하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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