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금메달리스트의 굴곡' 린샤오쥔, 밀라노에서 반전 쓸까…아니면 하락세 굳어질까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5.12.05 15: 57

중국빙상경기연맹이 내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쇼트트랙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며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을 최우선 카드로 내세웠다. 중국은 이번 시즌 국제대회 흐름 속에서도 남녀 종목과 혼성 릴레이까지 총 9장의 출전권을 확보했고 그 중심에 린샤오쥔을 배치했다.
중국의 기대는 분명하다. 귀화 스타 린샤오쥔에게 또 한 명의 빅토르 안이 되길 바라고 있다. 한국을 떠나 러시아로 귀화해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했던 안현수의 사례를 중국은 지금도 잊지 않는다. 당시 한국 팬들에게는 깊은 상처를 남겼고, 중국은 그 영광을 반복하길 꿈꾼다.
중국 매체 소후는 한국 팬들과 중국 팬들의 온도차를 함께 조명했다. 매체는 평창에서 임효준이 보여준 폭발적인 질주를 떠올리며 한국 내 일부 여론이 린샤오쥔-중국 조합을 경계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소후 역시 현실을 인정했다. 귀화 이후 지속된 부상, 트레이닝 공백, 체력 저하 등으로 현재의 린샤오쥔은 절정기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12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본선 경기가 진행됐다.남자 5000m 계주 결승전에서 중국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에 환호하고 있다. 과거 2018 평창 올림픽때 태극마크를 달고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고 환호하는 모습이 오버랩 된다. 2023.03.12 / rumi@osen.co.kr

실전 성적도 이를 보여준다. 이번 시즌 월드투어 1~4차 대회에서 남자 500m를 제외한 주요 개인종목은 거의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 쇼트트랙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1000m, 1500m에서는 준결승 진출조차 힘겨울 때가 많았다. 지난 2월 하얼빈 아시안게임에서 여러 메달을 따며 반등 기회를 잡는 듯했지만, 세계무대에서는 그 흐름이 이어지지 못했다.
결국 중국 내부에서도 린샤오쥔이 개인종목보다 팀 종목에서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후는 한국이 가장 경계를 해야 하는 대목으로 남자 5000m 계주를 지목했다. 한국, 중국, 캐나다, 네덜란드 등이 메달 색을 두고 격돌할 가능성이 높으며, 중국 입장에서도 이 종목이 한국을 흔들 ‘최후의 카드’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양국 팬들 간 신경전이 치열해지는 종목 역시 남자 계주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소후는 린샤오쥔이 위기 상황마다 자신을 증명했던 선수라며 기대감을 거두지 않았다. 하지만 국제대회 성과가 꾸준히 하락한 최근 몇 년의 흐름은 또 다른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
린샤오쥔의 커리어는 극적이다. 평창 금메달로 한국 빙상계의 미래로 주목받았지만, 2019년 훈련 중 발생한 사건으로 중징계를 받으며 대표팀 잔류가 어려워졌다. 결국 2020년 중국 귀화를 선택했고, 법원의 최종 무죄 판결은 이미 국적이 바뀐 뒤에야 찾아왔다.
12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본선 경기가 진행됐다.남자계주 5,000m에서 금메달을 거둔 중국의 린샤오쥔(한국 이름 임효준)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3.12 / rumi@osen.co.kr
12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본선 경기가 진행됐다.남자 5000m 계주 결승전에서 중국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금메달을 딴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3.03.12 /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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