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애도" 故 이순재, 李대통령 추모 속..KBS·MBC '특별편성' 기린다
OSEN 김수형 기자
발행 2025.11.28 07: 18

국민배우 고(故) 이순재가 25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한국 드라마와 연극, 영화의 역사를 70년 가까이 걸어온 ‘원로 배우’의 별세에 대통령과 정부, 방송사, 후배 연기자들까지 모두 애도를 표하며 그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고 있다.
#. 연기 인생 70년… “한국 드라마의 살아있는 역사”
1934년 함경북도 회령 출생(호적상 1935년생)인 이순재는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로 데뷔한 후KBS 공채 1기 탤런트가 되어‘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허준’ ‘이산’ ‘거침없이 하이킥’ 등 한국 TV 드라마의 흐름을 바꾼 수많은 명작에 출연했다.칠순에는 시트콤, 구순에는 연극 ‘리어왕’으로 무대에 서며 “연기는 나의 존재 이유”라 말할 만큼 열정을 잃지 않은 배우였다.

가천대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로 13년 동안 후학을 길렀고, 마지막 발인은 그의 제자들이 운구를 맡아 스승의 마지막 길을 지켜 숙연함을 더했다.
특히 지난해 KBS2 드라마 ‘개소리’로 데뷔 68년 만에 생애 첫 연기대상을 수상했던 고 이순재.  노쇠한 몸을 부축받아 무대에 오르고도 연기에 대한 철학은 단단히 지켜낸 그의 모습은 대중의 가슴을 울린 ‘원로 배우의 마지막 명장면’으로 남았다.
#. 대통령도 추모…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품격을 높인 분”
이재명 대통령은 튀르키예 국빈 방문 중 SNS에 직접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국민배우 이순재 선생님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평생 연기에 전념하며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품격을 높이신 분.”이라며 “선생님의 표정과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부디 평안히 쉬십시오.”라고 추모했다.
대통령 이름이 새겨진 근조화환은 빈소에 가장 먼저 도착했고, 온라인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추모하는 건 이례적”, “국가적인 애도”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 정부, 이례적인 ‘금관문화훈장(1등급)’ 추서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서울아산병원 빈소를 직접 찾아 고 이순재에게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긴급 추서했다.배우가 생전 혹은 별세 직후 금관문화훈장을 받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1956년 데뷔 이후 70년 가까이 연극·드라마·영화·예능을 넘나들며 활동한 고인. 140편이 넘는 작품에서 진정성 있는 연기로 전 세대의 사랑을 받으며 후학 양성과 의정 활동까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 예술인으로 평가받았다. 그야말로 '국민 아버지'를 향한 예우예우다.
#. 방송가도 ‘국가적 추모’ 동참 KBS, 대표작 긴급 편성..MBC,  추모 다큐멘터리 제작
KBS는 25일 밤 ‘개소리’ 1~4회를 특집으로 긴급 편성했고 26일에는 이순재 주연 단막극 ‘십분간, 당신의 사소한’을 방송했다.또한 여의도 KBS 본관·별관에 특별 분향소를 설치해 시민과 함께하는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MBC는 28일 ‘추모 특집 다큐멘터리 배우 이순재 – 신세 많이 졌습니다(가제)’를 긴급 편성했다.연출은 ‘PD수첩’ 김호성 PD가 맡았다. 또한 MBC 홈페이지에는 ‘영원한 현역’ 이순재의 작품 특별관이 개설돼 ‘허준’, ‘거침없이 하이킥’ 등 20여 편의 대표작을 다시 만날 수 있다.
1956년 첫 무대에서 2024년 생애 마지막 대상까지. 고 이순재는 연기와 국민을 위해 평생을 바친 배우였다.그가 남긴 작품과 철학, 그리고 삶의 태도는 앞으로도 한국 문화예술의 길을 환하게 비출 것이다.
한편, 27일 새벽, 서울아산병원에서 발인식이 엄수됐다. 사회는 고인의 사위 역할을 맡았던 정보석이 맡았고김영철·하지원이 추도사를 전했다. 운구는 그의 제자들이 맡아 “스승을 향한 마지막 배움의 예”라는 울림을 남겼다. 장지는 경기도 이천 에덴낙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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