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퉁어게인'이 현실로? 삼성, FA 최형우 영입 적극 행보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5.11.26 06: 38

‘퉁어게인’이 현실이 될까.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세 번째 FA 자격을 얻은 ‘리빙 레전드’ 최형우(외야수) 영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983년생 최형우는 전주고를 졸업한 뒤 2002년 삼성에 입단했다. 그러나 2004년까지 1군에서 6경기 출장에 그쳤고, 결국 2005년 방출 통보를 받았다. 경찰 야구단에서 병역 의무를 수행한 그는 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하며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했고, 2007년 퓨처스리그 타격 7관왕을 차지하며 완전히 다른 선수로 탈바꿈했다. 복수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으나 그는 다시 삼성 복귀를 택했고, 이는 KBO 역사에 남는 드라마의 서막이었다.

10일 오후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KIA는 네일, 삼성은 가라비토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경기에 앞서 삼성 오승환의 은퇴투어 행사가 열렸다.기념촬영 중 삼성 강민호가 자신의 모자를 최형우에게 씌워주고 있다. 2025.09.10 /sunday@osen.co.kr

최형우는 2008년 신인왕을 시작으로 우상향을 거듭했다.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뤄낸 왕조 시절 4번 타자로 활약하며 팀의 기둥이 됐다. 이후 2017년 KIA 이적 첫해 팀 우승을 이끌었고, 작년에도 또 한 번 통합 우승을 맛보며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의 생산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금강불괴’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내구성이 뛰어나고, 뼈가 부러지지 않는 이상 경기에 나서는 투혼 역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통산 성적은 더 설명이 필요 없다. 1군 통산 2314경기 타율 3할1푼, 2586안타, 419홈런, 1737타점, 1365득점. 올 시즌에도 133경기에 나서 타율 3할7리(144안타) 24홈런 86타점 74득점을 기록하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현실로 보여줬다. 
최형우는 실력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성격도 좋고, 리더십까지 갖춘 몇 안 되는 베테랑이다. 후배들을 적극적으로 챙기기로 유명한데, 야구용품은 물론 개인 훈련 비용까지 부담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장 시절에는 경기 전 그날 생일인 선수에게 케이크를 준비해 미니 생일 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팀 케미를 살리는 리더십 덕분에 동료들로부터의 신뢰가 두텁다. 김현수(KT 위즈)와 박해민(LG 트윈스)이 나이에 비해 FA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이유와 정확히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FA 등급이 C등급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보상선수가 필요 없고, 지난 시즌 연봉의 150%만 지급하면 영입이 가능하다. 나이만 본다면 고민이 따를 수 있지만, 좌우 투수 가리지 않는 리그 최상급 타격 능력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와의 궁합을 고려하면 ‘가성비 최고 외부 FA’라는 평가도 설득력이 있다. 팀 내 좌타자가 많은 상황이지만, 최형우는 타입 자체가 차원이 다른 클래스를 지닌 타자라는 점에서 전력 보강 효과는 분명하다.
삼성이 최근 베테랑 선수들이 잇따라 팀을 떠난 뒤 구심점 부재를 겪고 있다는 점도 최형우 영입론을 강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경험이 풍부하고 팀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한 시점에서 최형우는 가장 적합한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흥미로운 건 2008년 그가 삼성으로 돌아왔을 때 1983년생 동기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점이다. 당시 친구들이 '같이 야구하자'고 진심으로 설득한 것이 그의 선택을 바꿨다. 이번에도 비슷한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삼성에 남은 1983년생 친구는 손주인 1군 수비 코치가 유일하다. 그가 “형우야, 삼성 올래?”라고 가볍게 한 마디 던진다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누구보다 최형우를 잘 아는 손주인 코치의 존재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삼성의 적극적인 태도, 현장의 호응, 선수단의 기대, 팬들의 염원까지 모두 한 방향을 향하고 있다. ‘퉁어게인’. 최형우가 세 번째 FA에서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는 장면이 현실이 될지 주목된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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