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터닝포인트이다".
KIA 타이거즈 포수 주효상(28)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오랜 슬럼프 시간을 딛고 다시 한 번 포수로서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다. 1군의 포수 전력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몸과 마음에서 자신감을 찾으면서 2016 키움 1차 지명자의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이다.
1차 지명과 함께 키움 미래의 주전포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했다. 2020년까지 237경기에 뛰었다. 2021년 팔꿈치 인대수술로 공백기를 가졌고 2022년 전역과 함께 복귀했다. 11월 갑작스럽게 KIA로 트레이드로 이적했다. 박동원의 FA 이적으로 생긴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2023시즌 주전 포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팔꿈치 수술의 재활이 완벽하게 끝나지 않았다. 19경기 타율 6푼3리의 저조한 성적표와 부상까지 겹치며 1군에서 물러났다. 김태군의 트레이드, 한준수의 화려한 등장해 1군 안방을 차지했다. 반등을 못한데다 2024시즌은 뼛조각 수술까지 겹치며 시련의 시간은 계속됐다.

주효상은 "팔꿈치 수술(인대접합)을 하고 또 뼛조각 제거 수술로 재활 시간이 길었다. 처음 올 때 아쉬웠다. 주전 자리를 받았는데 내가 팔꿈치 때문에 준비가 되지 않았다. 전역하고 바로 왔다. 팔도 많이 아팠지만 어떻게든 참고 해보려다 독이 됐다. 2024년 팀 우승 현장도 있지 못했고 내가 못한거라 인정하고 준비만 했다"고 설명했다.
앞이 보이지 않자 야구를 포기하려는 생각도 했다. "2024 시즌을 마치고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다른 길을 가야되나 생각했다. 비시즌 기간 훈련을 줄이고 정신적인 공부를 했다. 책도 읽고 포스트잇에 글을 적어 냉장고에 붙이기도 했다.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었다. 포기하려다 2군 팀장님의 도움을 받아 딱 올해만 해보자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2025시즌은 희망이 조금씩 피어올랐다. 2군 48경기에 뛰었고 타율 2할7푼 5홈런 23타점을 기록하며 힘을 냈다. 시즌 막판에는 1군으로 승격해 8경기에 뛰었다. 경기는 적지만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했다. 2루타 2개를 터트렸다. 무엇보다 마스크를 쓰고 강한 송구력을 과시하는 수비력을 보여주었다. 이범호 감독이 반색할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2군에서 성적도 잘 나오고 팔 상태도 좋아졌다. 1군에 올라와 경기를 할때 감독님이 '많이 아파 이런 모습 보여주지 못했는데 좋았다. 내년에는 세 번째 포수 말고 두 번째나 첫 번째를 하도록 해보자'고 좋은 말씀해주셨다. 정말 큰 힘이 되었다. 잘 준비해 보여드리고 싶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런 마음을 갖고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참가해 한준수 권다결(권혁경)과 함께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다.
마무리캠프 4주째 맹훈련을 펼치면서 몸도 훨씬 강해졌다. "내가 야구하면서 이렇게 많은 러닝은 처음이다. 원래 햄스트링과 발목이 안 좋았다. 많이 뛰다보니 발목도 아프지 않다. 타격에서 힘을 더 모으려는 습관을 고치고 있다"면서 "올해가 터닝포인트가 됐다. 이런 마음을 그대로 가면 될 것이다. 너무 잘 하려고, 막 보여주려고 했지만 그냥 내 것만 하면 된다. 열심히 훈련하고 성실하면 기회가 생길 것이다"고 각오를 보였다.

지난 20일 FA 자격을 얻은 포수 한승택이 KT로 이적했다. 한때 주전이자 백업으로 활약했고 제 3의 포수였다. 일단 그 자리를 주효상이 이어받는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할 수는 없다. 다시 1군의 한 자리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서 1군 포수진에 미묘한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주효상의 2026시즌이 궁금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