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팬들에게는 아픈 손가락이자 애증의 선수였다. 하지만 이제 팀을 떠나 새출발을 한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최충연(28)을 부활 시킬 수 있을까.
롯데는 지난 19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지명권을 모두 행사하면서 2차 드래프트를 모두 마쳤다. 10개 구단 중 지명권을 모두 행사한 팀은 롯데가 유일했고 모두 투수를 지명했다.
한때 ‘한가닥’ 했고 잠재능력은 높은 선수들을 택했다. 모두 1차 지명, 1라운드 지명 선수였다. 2라운드에서 뽑은 김영준은 2018년 LG의 1차 지명이었고 3라운드에서 선택한 최충연은 2016년 삼성의 1차 지명 투수였다. 1라운드에서 뽑은 좌완 파이어볼러 김주완도 2022년 2차 1라운드로 LG에 지명됐다. 경남고 출신으로 당시 개성고 이민석과 1차 지명을 고민한 바 있기에 사실상 1차 지명 선수로 봐도 무방했다.

이 중 가장 화려한 경력을 가진 선수는 3라운드에서 선발한 최충연이다. 최충연은 1군 통산 198경기 5승 19패 9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6.10의 성적을 기록했다. 2018년 70경기 85이닝 2승 6패 8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60의 성적을 거두면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이후 커리어가 꼬였다. 2018년 너무 많은 이닝을 던진 나머지 구위가 회복되지 않았다. 반등은 쉽지 않았다. 2020년에는 음주운전이 적발돼 징계를 받기도 했다. 올해 1군 성적은 4경기 1⅔이닝 평균자책점 37.80에 불과하다. 삼성도 최충연의 최고점을 알고 있었기에 반등을 기다리며 붙잡고 있었다. 하지만 삼성은 결국 미련을 버렸고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명단 제외를 피하지 못했다.
롯데 구단은 최충연의 고점에 베팅하기로 했다. 3라운드 지명 선수는 2억원의 보상금이 발생한다. 롯데 구단은 최충연의 경험을 믿고 즉시 전력 투수로 고려했다. “구위와 제구력이 회복세를 보인 즉시전력 투수로, 경험과 경기 운용 능력을 바탕으로 내년 시즌 전력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구위는 이미 많이 저하됐다. 올해 2023년 이후 약 2년여 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다. 8월 9일 수원 KT전에서는 패스트볼 구속이 141km, 10일 수원 KT전에서는 최고 144km, 14일 대구 KIA전에서는 최고 146km의 패스트볼 구속을 기록했다. 과거의 묵직한 구위도 아니었고 제구도 어려웠다. 롯데는 최충연이 보여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모험수를 던진 것.

과거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던 김상진 투수코치와의 재회가 기대할 수도 있다. 올해 김상진 코치는 이민석 홍민기 윤성빈 등 제구에 고전하던 공 빠른 젊은 선수들의 개선과 발전을 이끈 바 있다. 현장도 최충연의 재능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고 김상진 코치의 능력이라면 최충연이 갖고 있는 재능을 다시 만개시킬 수 있다는 구단의 생각도 있었을 터. 최충연은 그렇게 롯데에서 새출발을 하게 됐다. 롯데 구단은 “세 선수 모두 구단의 장기 육성 플랜에 따라 기술적 완성도와 경기 감각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2차 드래프트는 각 구단별 보호선수 35명을 제외한 소속선수, 육성선수, 군보류선수, 육성군보류선수가 지명대상이 됐다. 입단 1~3년차 소속선수, 육성선수, 군보류선수, 육성군보류선수 및 입단 4년차 소속선수, 육성선수 중 군보류 · 육성군보류 이력이 있는 선수, 당해연도 FA(해외복귀 FA 포함), 외국인선수는 지명에서 자동 제외됐다.

지명 순서는 2025시즌 성적의 역순이었다. 각 구단은 3라운드까지 지명 가능했으며, 2025 KBO리그 성적 하위 3개 구단(키움, 두산, KIA)은 최대 2명의 추가 지명권을 부여했다. 각 라운드 별 구단 양도금은 1라운드 4억원, 2라운드 3억원, 3라운드 2억원이며 4라운드 이하 1억원이다.
지명 선수는 2026 또는 2027 시즌 의무적으로 현역선수(1군 엔트리)로 등록해야 한다. 단일 시즌 내에 1라운드 지명 선수는 50일 이상, 2라운드 지명 선수는 30일 이상 등록하여야 하며, 3라운드 이하 지명 선수는 의무 등록 기간이 없다. 단 선수가 부상자 명단 또는 치료ㆍ재활선수 명단에 단일 시즌 내 30일 이상 등록한 경우 예외로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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