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80억 원에 달하는 깜짝 취임 선물을 받은 신임 감독의 입가에 웃음꽃이 피었다.
두산 베어스는 18일 오전 “프리에이전트(FA) 내야수 박찬호(30)와 4년 최대 80억 원(계약금 50억·연봉 총 28억·인센티브 2억)에 계약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규모 80억 원 가운데 무려 78억 원이 보장된 파격 계약이다.
김원형 두산 신임 감독은 마무리캠프가 막바지에 돌입한 일본 미야자키에서 선물 소식을 들었다. 김원형 감독은 18일 OSEN과 전화 통화에서 “구단에 너무 감사드린다”라며 “사실 박찬호 선수 영입은 캠프 오기 전까지 생각을 못 했다. 여기 있는 젊은 선수들이 누군가는 유격수를 맡아야한다고 생각했고, 선수들이 훈련을 열심히 했다. 구단이 유격수 포지션 고민을 해결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박찬호 영입이 확정되면서 두산 내야는 1루수 양석환과 더불어 유격수 또한 검증된 주전 선수를 얻게 됐다. 김재호 은퇴 후 유격수 발굴이 최대 과제였던 두산이었는데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이를 말끔히 해결했다. 그리고 동시에 마무리캠프에서 주전 유격수로 가능성을 보인 안재석, 이유찬 등의 포지션 이동이 불가피해졌다.
김원형 감독은 “원래는 수석코치, 수비코치, QC코치와 여기 있는 선수들의 수비 훈련을 면밀히 보고, 최종적으로 내년 스프링캠프 전에 그들의 주 포지션을 만들어놓자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변화가 생겼다. 포지션 이동이 일어날 거 같다”라며 “기존 선수들에게 조금 힘든 상황이 됐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내야 구상이 보다 수월해졌다. 또 기존 선수들이 포지션을 이동했을 때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다”라고 바라봤다.

박찬호는 장충고를 나와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 2차 5라운드 50순위로 프로의 꿈을 이뤘다. 현역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한 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름 석 자를 알린 그는 그해 도루왕을 거머쥐며 전성기의 시작을 알렸다.
2022년 도루왕, 2023년 유격수 부문 수비상 수상에 이어 2024년 134경기 타율 3할7리 158안타 5홈런 61타점 86득점 커리어하이와 함께 생애 첫 유격수 골든글러브, 한국시리즈 우승, 올스타, 유격수 수비상을 동시 석권했다. 1군 통산 성적은 1088경기 타율 2할6푼6리 951안타 23홈런 353타점 514득점 187도루 장타율 .332 출루율 .328다.
김원형 감독은 “박찬호는 수비 범위, 수비 안정성이 국내 유격수들 가운데 정상급이다. 눈에 띄게 좋은 부분이 있고, 타격 능력도 향상이 됐다”라며 “어떻게 보면 두산 야구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볼 수 있다. 출루했을 때 뛰는 야구가 가능하다. 팀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다”라고 반색했다.
김원형 감독은 명장답게 박찬호 영입 발표 직후 내야수 미팅을 열고 기존 선수들을 다독이는 시간도 가졌다. 김원형 감독은 “내야수들 상심이 클 수 있어 미팅을 가졌다. 그 동안 마무리캠프에서 정말 열심히 훈련했는데 갑작스럽게 이런 일이 생기면 풀이 죽을 수 있지 않나. 여러분들이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충분히 다른 부분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을 해줬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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