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구대표팀 ‘사무라이 재팬’을 이끄는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이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소속 일본 선수들의 참가 여부를 두고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18일 일본 스포츠 매체 '산케이 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이상 LA 다저스), 키쿠치 유세이(LA 에인젤스) 등 핵심 전력들이 포함된 명단을 이미 제출했지만, 대회 주최 측의 답신이 아직 오지 않은 것이다.
이바타 감독은 지난 17일 메이지 진구 대회가 열리는 진구구장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취재진과 만나 “하루라도 빨리 우리가 제출한 리스트에 대한 답변을 받고 싶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사무라이 재팬은 지난주 한국과의 강화경기를 끝으로 올해 일정을 마감했으며, 이제 본격적으로 WBC 준비에 돌입해야 하는 시점이다.



문제는 메이저리거들의 WBC 출전 절차다. 메이저리거가 이번 대회에 나서기 위해서는 선수 개개인이 대회 주최 측과 별도의 출전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일본 대표팀은 9월에 소집 가능성을 타진하는 명단을 넘겼지만, 개막이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지금까지도 아무런 회신이 없다. 이바타 감독은 “주최 측이 선수들에게 조사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명단에는 예비 멤버까지 폭넓게 포함돼 있으며, 이바타 감독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선수는 모두 들어 있다”고 전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그는 2월 미국을 직접 찾아 캠프지를 돌며 선수들과 소통을 이어 왔고, 시즌 중에는 방해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접근해 왔다. 그러나 대회 측의 답변 없이는 참가 확정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대표팀 구성이 메이저리거들의 출전 여부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이바타 감독의 고민은 깊다. 기본 15명 구성을 기준으로 하는 투수진, 그리고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와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가 있는 외야진은 메이저 선수들의 합류 여부에 따라 전력의 윤곽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바타 감독은 선수들의 조정 과정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빠른 대표 내정 통보를 원하고 있다. 그는 “답변을 기다리기만 하면 국내파 선발이 늦어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병행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표팀 지휘관은 불확실성이 많은 이번 대회 준비에 머리를 싸매며 최적의 플랜을 찾고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