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기록하며 전설적인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던 오승환 해설위원이 국가대표 투수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냈다.
한국은 지난 15일 일본 도쿄도 도쿄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일본과의 차전에서 4-11 완패를 당했다. 안현민(KT)과 송성문(키움)의 백투백홈런으로 먼저 3-0 리드를 잡았지만 마운드가 무너지며 뼈아픈 역전패를 당핬다.
1차전 경기를 중계한 오승환 해설위원은 16일 2차전이 시작하기 전 팀 훈련을 하는 대표팀을 방문해 여러 투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도움이 되는 말들을 남겼다.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함께 뛰었던 후쿠도메 코스케가 찾아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오승환 위원은 “고척돔과 도쿄돔은 사실 분위기가 완전 다르다. 리듬이나 템포가 많이 깨질 것이다. 다 어린 선수들이지 않나. 오히려 어제 경기가 좋다고 생각한 것이 문제점이 확실히 나왔기 때문이다. 문제점이 해결이 안되고 반복이 됐을 때는 선수들도 쓴소리를 들어야 하지만 이제 과정이니까 오히려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경기 패배를 너무 의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경험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한 오승환 위원은 “요즘 선수들은 경험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주눅드는 성격들이 아니다. 오히려 분해하고 더 이기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한다. 어차피 평가전이지 않나. 한일전이라서 예민하게 보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어차피 가장 중요한 것은 3월 열리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니까 지금은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서 “하지만 분위기가 너무 다르긴 하다. 도쿄돔에 오면서 정말로 국제대회를 한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제 경기는 어제 경기에서 끝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차전에서 한국 투수들은 4사구 11개를 남발했다. 마운드에 오른 7명의 투수 중 성영탁(KIA)을 제외한 모든 투수가 4사구를 허용했다. 중계 중 공을 가운데로 던져야 한다고 말했던 오승환 위원은 “어제는 볼넷이 계속 나왔기 때문에 그렇게 얘기를 한 것이다. WBC는 투구수 제한이 있지 않나. 다음 경기를 위해서도 차라리 맞는게 낫다”고 설명했다.
ABS에 적응한 투수들이 오히려 주심이 스트라이크를 판정하는 이전 방식으로 돌아가 어려움을 겪은 것이 아닌지 묻는 질문에 오승환 위원은 “ABS(자동볼판정시스템) 존은 타자들에게 더 영향이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투수들은 ABS 핑계를 대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ABS가 있다고 해서 그 존을 보고 던지는 투수는 그렇게 많지 않다”고 답했다.

1차전 주심을 맡은 젠 파월 심판은 올해 8월 메이저리그에 콜업된 신인 심판이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여성 심판이기도 하다. 파월 심판은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지난 경기에서는 경기 운영과 스트라이크/볼 판정에서 미숙한 부분이 많았다.
파월 심판의 경기 운영에 대해 오승환 위원은 “그런 심판을 만나는 것도 공부가 된다. WBC 본선에 갔을 때 그런 심판을 만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지 않나”면서 “어제 심판도 메이저리그에서 경기를 담당하고 있는 심판이다. 차라리 일찍 겪어 본 것이 낫다. 국제대회를 하면 말도 안되는 콜이 많이 나온다. 오히려 그런 콜이 나와도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니까 빨리 경험해 보는 것도 좋다”고 이야기했다.
“어제 얘기를 들어보니 일본 투수들 구위도 구위지만 컨트롤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 말한 오승환 위원은 “그런데 나는 지금 일본 투수들이 시즌 때와 비교하면 안좋다고 생각한다. 일본 선수들도 같은 조건이지 않나. 시즌을 일찍 마친 팀들은 한 달 가까이 공백 기간이 있다. 3월에는 더 좋은 공을 던질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 선수들도 이번에 일찍 사이판에서 훈련을 시작하는 만큼 잘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며 대표팀의 어린 투수들이 내년 WBC를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