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이런 적 없었다. 3년간 외부 FA 선물 無…역대급 명장 데려와서 이렇게 지원을 안해주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11.17 00: 14

최근 롯데 자이언츠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움직인다고 하면, 무조건 ‘큰 손’ 노릇을 했다. 감독들을 수없이 갈아치우는 와중에서도 감독들에게 FA 선물은 화끈하게 했다.
그런데 롯데 역사상 가장 명망이 높았고 그동안 롯데가 선임한 감독과 180도 다른 유형이었던 ‘명장’ 김태형 감독을 데려왔는데, FA 영입 선물을 한 명도 해주지 못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두산 베어스를 꺾고 3연승을 이어갔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개인 통산 700승을 달성했다. 롯데는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과 경기에서 7-4로 승리했다. 중심타자 레이예스가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고, 전준우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경기를 마치고 승리한 롯데 김태형 감독이 박준혁 단장에게 개인 통산 700승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4.08.31 / dreamer@osen.co.kr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박세웅이, 방문팀 한화는 와이스가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5.09.09 / foto0307@osen.co.kr

올해 정규시즌 3위에 머물고 8월부터 거짓말 같은 12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추락을 거듭한 롯데였다. 팀의 체질을 좀 더 개선해야 하고 선수단 보강도 필요했다. 롯데가 이번에는 FA 시장의 큰 손으로 나설 것이라고 모두가 예상했다. 지난 2년 동안 잠잠했기에 올해는 나설 때가 됐다는 세간의 평가였다.하지만 예상과 달리 올해 롯데는 지갑을 열지 않았다. 주머니에서 손 조차 빼지 않았다. 팀에 필요한 내야수 박찬호, 거포 강백호 등의 매물들이 있었지만 롯데는 올해 시장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앞으로 시장은 한참 남았지만 롯데가 움직일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한다.
2022시즌이 끝나고 투자한 170억원이 사실상 매몰비용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포수 유강남을 4년 80억원, 내야수 노진혁을 4년 50억원, 그리고 투수 한현희를 3+1년 최대 40억원에 데려왔다.
19일 오전 롯데호텔부산에서 롯데 자이언츠 노진혁, 유강남, 한현희의 입단식이 열렸다. 노진혁, 유강남, 한현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foto0307@osen.co.kr
당시에는 야심찼던 영입이었다. 모그룹의 190억 유상증자 지원으로 야구단에 힘이 실렸고 이 금액을 고스란히 FA 영입에 투자했다. 하지만 그룹의 지원을 받았던 투자가 실패로 돌아갔다. 투자가 실패하면 투자자는 이후 자금을 지원해주기 힘들다. 모그룹이 야구단에 지원한 투자금은 회수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결국 이때 170억원의 투자 실패로 구단은 할 말이 없어졌다. 전임자의 패착을 지금 수뇌부가 뒷수습을 하고 있는 꼴이다. 
실제로도 롯데는 이 3명의 FA들과 계약하면서 연봉을 계약 후반부로 몰아 넣으면서 현재 롯데 운신의 폭을 좁혔다. 현재 구단 수뇌부는 샐러리캡 때문에 미동도 할 수 없었다. 올해는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듯 했지만 결국 이 170억 투자 실패의 여파로 FA 시장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됐다. 
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데이비슨이, 방문팀 KIA는 올러가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KIA 타이거즈에 7-1로 승리한 후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8.06 / foto0307@osen.co.kr
2023시즌이 끝나고 부임한 김태형 감독은 내년까지 3년의 재임 기간 동안 외부 FA 영입 선물을 한 명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태형 감독은 최근 2010년대 역임했던 롯데 감독들과 비교해서 초라한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1년 이후, 2년 이상 재임한 감독들 가운데 10억원 이상 규모의 외부 FA 선물을 받지 못한 유일한 감독이 바로 김태형 감독이다. 
▲2011년 이후 롯데 감독별 외부 FA 영입 
- 양승호(2011~2012) : 투수 이승호(4년 24억원), 투수 정대현(4년 36억원 / 이상 2012년)
- 김시진(2013~2014) : 내야수 최준석(4년 35억원 / 2014년)
- 이종운(2015) : 없음
- 조원우(2016~2018) : 투수 윤길현(4년 38억원), 투수 손승락(4년 60억원 / 이상 2016년), 내야수 이대호(4년 150억원 / 2017년 / 해외 복귀), 외야수 민병헌(4년 80억원 / 2018년), 내야수 채태인(1+1년 10억원 / 2018년 / 사인 앤 트레이드)
- 양상문(2019 중도 사퇴) : 없음
- 허문회(2020~2021.5) : 내야수 안치홍(2+2년 56억원 / 2020년)
- 래리 서튼(2021.5~2023.8) : 포수 유강남(4년 80억원), 내야수 노진혁(4년 50억원), 투수 한현희(3+1년 40억원 / 이상 2023년)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이민석이, 방문팀 삼성은 가라비토가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김민성이 6회말 2사 만루 좌익수 왼쪽 3타점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5.08.15 / foto0307@osen.co.kr
- 김태형(2024~현재) : 내야수 김민성(2+1년 9억원 / 2024년 / 사인 앤 트레이드)한 시즌만에 물러난 이종운, 반시즌 만에 물러난 양상문 감독을 빼면 모두 거액의 외부 FA를 사령탑에게 선물로 안겼다. 김태형 감독은 부임 이후 사인 앤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민성이 유일하다. 내부 FA 자원도 모두 잡지 못했다. 2024년 FA가 된 안치홍이 4+2년 72억원에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대신 전준우(4년 47억원), 김원중(4년 54억원), 구승민(2+2년 21억원)을 잔류시켰다. 
롯데는 전력 보강과 투자가 분명 필요했다. 김태형 감독은 유격수 박찬호를 원했지만 두산과 4년 80억원 계약이 임박했다. 이마저도 제대로 된 머니싸움을 해보지도 못했다. 
22일 창원NC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NC는 신민혁이, 방문팀 롯데는 박세웅이 선발 출전했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1회초 2사 1루 좌월 2점 홈런을 친 유강남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08.22 / foto0307@osen.co.kr
전임자의 170억원 투자 실패 후폭풍. 여러 사람을 힘들고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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