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외야수 윤동희(22)는 최근 몇년 간 국가대표팀에 빠짐없이 차출됐다.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23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4년에는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최근 2년 동안 11월에는 롯데의 윤동희가 아닌, 국가대표 외야수 윤동희로 활약했다. 국가대표에 어울리는 모습도 보여줬다. 국가대표 붙박이 외야수가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올해 윤동희는 대표팀에 차출되지 못했다. 체코, 일본과 펼치는 총 4차례 평가전을 위한 대표팀에 윤동희의 이름은 포함되지 않았다. 냉정히 대표팀에 뽑힐 만한 성적이라고 보기엔 아쉬웠고 들어갈 자리가 안 보인다. 안현민 김성윤 문현빈 등 젊은 야수들보다 밀렸고 ‘트중박’ 박해민의 수비력은 월등하다.



97경기 타율 2할8푼2리(330타수 93안타) 9홈런 53타점 54득점 OPS .819의 성적을 남겼다. 시즌 중 왼쪽 허벅지 앞쪽 근육 손상으로 풀타임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스텝업이 필요한 시즌, 제자리 걸음을 했다. 윤동희는 대표팀 대신 롯데의 미야자키현 휴가시에서 열리는 마무리캠프에 참가했다. 2년 동안 마무리캠프는 대표팀 차출로 열외였는데, 올해는 마무리캠프에서 혹독한 강훈련과 함께하고 있다. 윤동희는 11월을 대표팀이 아닌 롯데의 마무리캠프에서 보내는 것에 대해 “지금 이 기간이 이렇게 긴지 몰랐다. 대표팀에 가면 항상 정신이 없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또 경기를 치러야 해서 시간이 빨리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마무리캠프에 대해서는 “지금은 타지에서 훈련을 하니까 이 시간이 굉장히 길다고 느껴지고 나에게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공기도 좋고 많은 훈련량을 가져가지만 그만큼 얻어가는 것도 많을 것 같아서 재밌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마무리캠프에서 훈련을 하면서 좀 더 깊게 생각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이런 시간이 많이 없었다. 대표팀에 항상 가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인 시간이 부족하고 국내에서 혼자 훈련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단체 훈련을 하면서 단합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윤동희 자신에게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 새삼 새로운 시간일 수밖에 없다. 올해 유독 아쉬웠던 시즌, 마무리캠프에서 보내는 시간을 반성하고 바로 잡을 수 있는 시간으로 보내고 있다. 윤동희는 “어떻게 하면 좋아질 수 있을지,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등 제가 느꼈던 것들을 코치님들과 얘기하고 또 연습할 시간도 많은 것 같다”면서 “올해 시즌 중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선이 너무 달랐다. 기복이 많았다. 기복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리듬을 가져가고 또 보완해야 할지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10kg 가량 증량, 이른바 벌크업을 하고 시즌을 맞이했던 윤동희다. 이 역시도 올해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는 “사실 시즌을 치르면서 살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그래서 찌웠는데 올해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평상 체중으로 시즌을 시작해보려고 한다”며 “작년에는 억지로 근육도 늘리고 체중도 늘렸는데 올해는 웨이트만 하는 방향으로 가져가려고 한다. 2년 동안 벌크업을 하면서 준비를 했지만 시즌 초반의 결과가 항상 안 좋았다. 아마 몸에 적응이 안됐던 것 같다. 시즌 때 똑같이 빠지니까 웨이트만 중점적으로 하고 체중 변화 없이 시즌을 치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 자신을 괴롭했던 다리 부상에 대해서는 “지금 완전히 100%다”고 강조했다. 더 이상의 부상은 윤동희의 가치에도 치명적이다. “지금도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안 아프고 그라운드에 있어야 프로야구 선수다. 그래야 팬들에게도 인정받는 선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안 다칠 수 있게 가동성 훈련, 유연성 운동을 중점적으로 할 생각이다”고 다짐하는 윤동희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윤동희를 해줘야 하는 선수로 생각하고 있다. 부임 때부터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감독님께서 정말 많이 아껴주시는데 올해 그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같아서 죄송스럽다”고 말하는 윤동희다. 마무리캠프가 끝나고도 윤동희는 부지런히 운동을 할 생각이다. 그는 “휴식이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 운동한 것이 너무 아까워서 올해는 짧게 쉬고 바로 운동에 들어가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