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말 ‘우승 청부사’다.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2023년에 이어 올해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염경엽 감독은 LG 사령탑에 올라 LG에 29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고, 3년 계약기간 동안 2차례 우승 감독이 됐다.
2023년 취임 첫 해, 염경엽 감독은 ‘뛰는 야구’를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발이 빠르지 않은 선수들에게도 도루 사인을 계속해서 주문하면서 도루 실패, 주루사가 매우 많았다. 도루 성공률이 60%대에 머물렀고, 시즌 끝까지 ‘뛰는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주자가 나가면, 더그아웃에서 항상 초 시계를 손에 쥐고 상대 투수의 퀵모션을 체크했다.


단순히 도루만 노린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상대를 압박하는 효과도 있다. 염 감독은 “도루를 의식하게 되면 상대 배터리는 볼 배합을 직구 위주로 할 수 있고, 주자를 견제하느라 타자와의 승부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다. 수비도 부담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또 LG 야구의 체질을 바꾸려는 의도도 있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는 것. 아웃을 당해도 계속해서 도루를 시도하면서 실패의 두려움을 극복하게 했다. 염 감독은 “내가 작전 야구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내 야구는 작전 야구가 아니다. 뻥뻥 쳐서 이기는 야구를 좋아한다”고 항변했다.

### '뛰는 야구', '작전 야구'가 내 야구는 아니다
올해 LG에서 3번째 시즌을 보낸 염 감독은 트레이드 마크인 ‘초 시계’가 손에서 사라졌다. 도루 시도가 줄어들었고, 도루 성공률은 올라갔다.
LG는 2023년 리그에서 가장 많은 267차례 도루를 시도했다.(2022년 148차례 시도에서 엄청 늘어났다) 팀 도루 166개로 1위였으나, 실패도 101개로 리그 최다였다. 도루 성공률이 62.2%로 최하위였다. 9개팀은 도루 성공률이 최소 70%를 넘겼다. 견제사는 15개로 리그 1위였다.
2024년에는 250번 도루를 시도해 여전히 가장 많았고, 도루 171개, 실패 79개를 기록해 팀 도루 2위, 성공률 68.4%였다. 견제사는 12개로 2위였다.
올해는 리그에서 4번째 많은 170번 도루를 시도했다. 도루 121개, 실패 49개로 성공률 711.2%를 기록했다. 견제사도 7개에 그치며 리그 공동 5위였다.

### 염유유연제
올해는 뛰는 야구를 자제했다. 염 감독의 달라진 경기 운영에 LG팬들은 새로운 별명 ‘염유유연제’를 안겨줬다. 염 감독은 “자제한 게 아니라 팀에 맞는 야구를 하는 거다. 확률이 떨어지면 바꿔야 한다. 내 계산으로 8할 이상이 나오는 전략을 짰는데, 그 결과는 2년 동안 8할이 안 나왔다. 그래서 삭제했다”고 말했다. ‘염유유연제’라는 별명에 “좋다”고 웃었다.
염 감독은 “항상 변할 거다. 내가 어떤 것에 도전을 하겠지만, 우리한테 확률이 높은 야구를 도전을 하겠지만, 내 생각대로 팀이 안 돌아가고, 내 생각을 선수와 코치가 이해를 못하면 확률은 떨어진다. 그렇게 되면 나는 접는다”고 말했다.
또 염 감독은 “계속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선수가 못 따라온다면 나와 코치들이 준비가 부족한 거다. 내 계산에서는 이렇게 연습하고 이렇게 실행하면, 충분히 선수들의 능력치를 보면 80~ 75% 이상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했는데 결국 1년째 결과가 안 나왔다.
2년째부터 상황을 좀 줄여보고 했는데, 한 시즌 끝나고 생각한 목표치에 못 도달하면 결국 또 줄이는 거다. 올해 3년째 여러 가지를 해봤는데, 또 안 되는 부분은 아예 빼버리고, 3년을 해도 안 된다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 보여주고 싶은 야구…공수주 모두 공격적인 야구, 까다로운 팀
염 감독이 강조하는 것은 ‘공격적인 야구’다. 가장 보여주고 싶은 야구, 생각하는 이상적인 야구를 묻자, 염 감독은 “내가 생각하는 야구는 ‘염경엽의 야구’는 없다. 어느 팀을 맡든 내 야구는 없다는 거다. 팀이 갖고 있는 구성에서 어떻게 최고의 퍼포먼스를 만드느냐가 내 야구다”라고 말했다. ‘경엽볼’이나 감독 고유의 야구 색깔은 없다는 것. 항상 변화한다고 했다.
염 감독은 “기본은 공격이다. 공수주에서 무조건 공격이다. 그게 제일 큰 틀이다. 두 번째는 내가 맡은 팀은 항상 까다로운 팀이라는 이미지를 주고 싶다. 공격적이고 까다로운 팀. 그리고 세부적인 디테일은 그 팀의 구성에 맞는 야구를 해서 승리를 많이 쌓으려고 노력한다. 선수 구성이 안 되는데 내 야구를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나, 구성에 맞는 야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고 LG와 3년 30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총액 21억원, 옵션 2억원)에 재계약을 했다. 내년 2026년, 목표는 명확하다. 한국시리즈 2연패, LG의 통산 5번째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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