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포수 세대 교체 신호탄 쐈다, 이재원 은퇴 유력했는데…플레잉코치 선임 "지도자로서 자질 높이 평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11.11 20: 39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포수 이재원(37)이 플레잉코치로 변신한다. 2년 연속 FA 자격을 포기하며 한화에 남았고, 남다른 리더십을 인정받아 플레잉코치로 현역을 연장한다. 이재원을 예비 전력으로 남겨둔 한화는 본격적으로 포수 세대 교체를 준비한다. 
한화는 11일 이재원을 플레잉코치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이재원의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높이 평가해 플레잉코치 역할을 제안했고, 이재원도 흔쾌히 구단의 제안을 수락했다'면서 '구단은 이재원이 코치로서 팀 내 젊은 포수들의 기량 향상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기대하며 선수로서도 아직 팀에 기여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인천고 출신으로 2006년 같은 연고 지역 투수 류현진을 제치고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한 이재원은 올해까지 19시즌 통산 1596경기를 뛰며 타율 2할7푼4리(4172타수 1144안타) 110홈런 640타점 OPS .748을 기록했다. SK에서 2차례(2008·2018년), SSG에서 1차례(2022년)로 총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한화 이재원. 2025.04.18 / dreamer@osen.co.kr

2회초 수비를 마치고 한화 이재원이 미팅을 소집,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5.10.24 /jpnews@osen.co.kr

2014년부터 풀타임 주전 포수로 거듭났고, 2015년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 17홈런과 함께 100타점을 올렸다. 2010년 LG 조인성(107타점)에 이어 포수로는 역대 두 번째 100타점 시즌이었다. 2018년에는 주장 완장을 차고 맡아 130경기 타율 3할2푼9리(407타수 134안타) 17홈런 57타점 OPS .919로 활약하며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주전 포수이자 팀 주장으로 우승을 이끈 후 4년 69억원 FA 대박 계약까지 따냈다. 
2022년 SSG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도 경험한 이재원은 그러나 FA 계약 기간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냈고, 2023년 시즌 후 SSG로부터 코치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현역 연장 의지가 강했던 이재원은 SSG에 방출을 요청했고, 2024년 연봉 5000만원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전성기 같은 활약은 아니었지만 베테랑답게 안정된 수비, 투수 리드로 한화 투수진의 잠재력을 이끌어냈다. 연봉 1억원에 한화와 재계약한 올해 타율 2할(125타수 25안타)에 그쳤지만 98경기를 나서며 수비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8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 한화 이재원이 안타를 날리고 1루에서 기뻐하고 있다. 2025.09.03 / dreamer@osen.co.kr
한화 구단은 '2024년부터는 한화 유니폼을 입은 이재원은 최재훈 외에 경험 많은 선수가 없는 포수진에 뎁스를 더했다. 올 시즌까지 2시즌 동안 그라운드에서는 물론, 클럽하우스와 덕아웃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모범적인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주장 채은성이 가장 의지한 고참 선수로 팀 분위기를 이끌고, 필요할 때 다잡는 역할까지 하며 한화가 19년 만에 한국시리즈까지 가는 데 기여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이재원은 현역 은퇴에 무게가 실렸다. 내년이면 37세가 되는 주전 포수 최재훈의 나이를 감안하면 한화도 다음 세대 포수를 키워야 한다. 최근 2년간 최재훈, 이재원 두 베테랑 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올해 3번째 포수로 1군 20경기를 뛴 허인서, 퓨처스 북부리그 타율 1위(.376)를 차지하며 타격에 강점을 보인 장규현 같은 젊은 포수들을 1군에서 써보며 경험치를 줘야 할 시기다. 장규현은 1루 포지션 전향 가능성도 있었지만 포수로 허인서와 경쟁을 붙인다. 
한화 허인서. 2025.07.26 / dreamer@osen.co.kr
한화 장규현. 2025.03.06 / soul1014@osen.co.kr
젊은 포수들이 준비된 상태이지만 현장에서 이재원의 가치를 높게 봤고, 플레잉코치로 선임해 대기 전력으로 남겨놓았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언제 어떤 변수가 나올지 모르고, 만에 하나 포수 쪽에서 장기 부상이 발생하면 이재원이 전력으로 쓰일 수 있다. 
이재원은 "처음 제안을 받은 후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고 아내, 가족들과 많은 대화를 했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팀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이 많았다. 플레잉코치를 하는 것이 개인뿐만 아니라 팀을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고민 끝에 결정했다. 지도자의 기회를 주신 구단과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며 "이 팀에 오면서 여기서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하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경기를 더 많이 출전하게 됐고, 올해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원은 "한화에 잠재력이 있는 좋은 포수들이 많다. 이제 지도자를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많이 배우겠다. 내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경험을 후배들에게 잘 전수해서 좋은 선수들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좋은 포수들이 많아 부상 없이 잘 준비하면 팀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 같다"며 "선수로서도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잘 준비하겠다. 혹시 팀이 필요로 하는 상황이 오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결정으로 한화는 포수 세대 교체에 박차를 가하며 좋은 지도자감을 미리 확보, 향후 코치 자원도 육성할 수 있게 됐다. 비슷한 케이스로 투수 정우람이 있다. 2024년 플레잉코치로 1년을 보낸 뒤 현역 은퇴한 정우람은 올해 퓨처스 불펜코치로 활동하며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이재원도 비슷한 과정을 밟아나갈 전망이다.
한화 이재원. 2025.04.12 /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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