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출신 쇼호스트 염경환이 자신의 쓰라린 실패 경험을 털어놨다.
11일 KBS1 '아침마당' 화요초대석에서는 홈쇼핑계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염경환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염경환은 최고의 쇼호스트가 된 비결로 '봉이 김선달 뺨치는 판매 테크닉'을 꼽았다. 그는 "저는 카테고리가 넓어서 건강식품부터 해서 프라이팬, 제가 직접 식당도 많이 운영해봐서 최근에는 '쟤가 저런것도 판매해?' 한다. 제일 잘 나가는게 헤어드라이기다. 굉장히 잘 나간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민머리인 염경환은 헤어드라이기 판매 방법을 묻자 "가발을 말리고 있다. 잠시 후에는 단발로 바꾸고 파마머리도 됐다가 긴생머리도 된다. 요즘 홈쇼핑은 재미없으면 채널이 금방 돌아간다. 재밌게 설명 드리면 채널 안 돌아가니 계속 설명 듣고 저정도 가격에 성능이면 괜찮은데? 구매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상품 의뢰 오면 홈쇼핑은 대본 없다. 저희에게 주어지는건 상품 설명서. 그 안에서 대본이 없으니까 꾸려나가는건 저희가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브랜드 측의 요구로 난감한 경우도 있다고. 염경환은 "홈쇼핑은 '아침마당'처럼 거의 다 60분 방송이 많다. 제조사에서 상품 가져오면 이걸 만들기까지 여러가지 하고싶은 얘기도 많고 이기능도 되고 저 기능도 되고. 근데 그런 서사와 기능 다 얘기하면 오히려 안 팔린다. 제일 좋은거 특징만 잡아서 해야지 빨리빨리 판매가 이루어지는데 자랑하고싶은게 너무 많다? 오히려 그걸 다하면 시간적 여유 없다. 주문할 시간 없다. 자랑하다 끝난다. 그러니까 이게 특징만 잡아서 판매하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설득 시킨다. 정말 장점 많으나 10가지 다 하면 오히려 판매량 떨어질수 있으니 특징 3가지만 잡아서 하자. 근데 이것도 자랑하고싶고 이거 빼면 안되는데 하면 그거 다 해드릴순 있다. 근데 결과는 책임 못진다고 말씀드릴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MC 엄지인 아나운서는 "염경환씨가 가발 쓰면서까지 드라이기를 잘 팔았는데, '이건 진짜 어려웠다' 했던 게 있냐"라고 궁금해 했고, 염경환은 "정말 어려웠던게 있다. 딱 지금 연말 연초 되면 송년회 신년회를 하는데, 옛날엔 모임이 많았다. 회식자리가 많으니 헛개나무 진액이 숙취에 좋다. 너무 잘될줄 알았다. 연말 연초 그 수많은 회식자리 남편, 신랑이 속쓰려하며 들어올때 정말 진한 헛개나무 열매 넣고 달여서 마시면 깨끗하게 숙취가 싹 날아간다고 했는데 쫄딱 망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홈쇼핑 주 고객층은 주부님들이다. 근데 내 신랑이 2, 3일을 계속 퍼마시고 들어왔어. 딱 마시면 간이 깨끗해서 다음날 또 마실수 있다. 사겠냐"라고 맹점을 짚었다. 이에 엄지인은 "그것도 있고 얄미워서 주고싶지 않다. 또 늦게 들어올까봐"라고 공감했다.
염경환은 "그러니까 굉장히 잘팔릴줄 알았는데 주부님들 속마음은 '속이 쓰려서 떼굴떼굴 굴러 봐야 다음날 또 안처먹고 들어오지' 이러니까 오히려 안 팔린거다. 이런 상품도 있는거다. 주부님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베스트셀러 상품이 되는거다"라며 "헛개나무는 남편분들 숙취로 특징 잡는게 아니라 여성에게도 너무 좋은. '우리가 술만 먹고 살지 않는다. 일상생활에서도 피곤하고 힘들다. 헛개나무가 그렇게 좋다더라' 이렇게 했어야했다"라고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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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