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던져야 감 유지되더라” 1차지명 좌완 부진, 혹사 때문 아니었다…다시 꿈꾸는 ‘최연소 20홀드’ 영광 [오!쎈 미야자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5.11.11 10: 41

한때 혹사 논란에 휩싸였지만, 그렇다고 투구를 멈출 순 없다. 이병헌(22)은 공을 계속 던져야 감각을 유지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2022년 두산 베어스 1차지명에 빛나는 이병헌은 지난 2024시즌 두산 불펜의 핵심 요원으로 우뚝 섰다. 77경기 6승 1패 1세이브 22홀드 평균자책점 2.89(65⅓이닝 21자책) 투혼을 펼치며 팀의 정규시즌 4위를 이끌었다. 프로야구 좌완 불펜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SSG 랜더스 베테랑 우완 노경은과 함께 최다 경기 공동 1위에 오르는 투혼을 펼쳤다.
이병헌의 헌신은 자연스럽게 대기록으로 이어졌다. 19홀드로 2001년 차명주(18홀드)를 제치고 역대 베어스 좌완 최다 홀드 기록을 갈아치운 그는 정상급 불펜투수의 상징인 20홀드를 해냈는데 21세 3개월 13일에 20홀드 고지를 정복, 2006년 정우람(SK 와이번스, 21세 3개월 23일)을 제치고 KBO리그 역대 좌완 최연소 20홀드라는 새 역사를 썼다. 

두산 베어스 제공

그러나 기쁨도 잠시 이듬해 시련이 찾아왔다. 시즌 초반 장염 악재가 발생하더니 밸런스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며 1군과 2군을 자주 오갔다. 1군에서 74일, 2군에서 119일을 보낸 이병헌은 22경기 승패 없이 4홀드 평균자책점 6.23(13이닝 9자책)의 아쉬운 기록으로 2025시즌을 마감했다. 
최연소 20홀드 필승조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이병헌은 “올해는 이래저래 많이 아쉬웠다. 일단 몸이 안 좋았고, 생각도 많았다. 스프링캠프 시작 때부터 몸이 아팠는데 거기서부터 꼬였다. 직전 시즌 너무 많이 던져서 지쳤냐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 발목 수술을 해서 미리 더 준비를 했었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이 늦어지면서 좋지 않은 결과가 이어졌다”라고 되돌아봤다. 
두산 베어스 제공
1군에서 입지가 좁아지면서 마음고생도 심했다. 이병헌은 “혼자 조급했다. 작년 잘했던 기억이 있으니까 초반 구속이 나오면서 자신 있게 경기했는데 점점 결과가 안 나오면서 힘들었다”라며 “2군에 가면 빨리 올라가서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조급했다. 중간에 구속이 다시 오른 적이 있었는데 유지가 잘 안 됐다. 잘했다가 결과가 안 좋아지고 또 잘했다가 안 좋아지는 기복이 너무 심했다”라고 아쉬워했다.
이병헌은 마무리캠프에서 20홀드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김원형 감독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다행히 몸 상태, 컨디션 모두 좋다. 이병헌은 “감독님이 변화구를 알려주셔서 많이 배우고 있다. 잘 봐주신다. 정재훈 코치님도 어떤 식으로 공을 던져야하는지 확실하게 정립을 해주신다”라며 “캠프에서 퀵모션을 빠르게 하고 싶다. 변화구도 슬라이더밖에 없어서 스플리터를 장착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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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은 마무리캠프가 끝난 뒤에도 훈련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올해는 김택연, 윤태호와 함께 일본 지바에 위치한 넥스트 베이스 아카데미로 향해 새 시즌을 준비한다. 이병헌은 “11월 말부터 다시 운동을 시작할 거다. 12월 중순 넥스트 베이스로 향해 한 달 정도 훈련하는 일정도 잡았다”라고 밝혔다. 
비시즌 휴식을 반납하고 몸을 일부러 힘들게 하는 이유에 대해 이병헌은 “나는 감각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너무 쉬면 감각이 안 돌아온다. 그래서 많이 못 쉬겠더라. 많이 던지면 던질수록 감을 유지하는 스타일이다. 난 쉬지 않는 게 마음이 편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병헌의 내년 시즌 목표는 2024시즌 그랬듯 사령탑이 승부처 믿고 쓰는 특급 좌완 불펜이 되는 것이다. 그는 “솔직히 내년 시즌까지 많이 남은 게 아니다. 마무리캠프에서 좋았던 부분을 계속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 일본에서도 착실히 준비를 할 생각이다”라며 “작년보다 더 잘하려고 하기보다 그 때보다 조금 못하더라도 비슷하게는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시즌 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약속했다.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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