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돌부처 오승환이 해설위원으로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오승환은 8~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 대표팀과 체코 대표팀의 2차례 평가전에 해설위원으로 팬들과 만났다. 정민철 해설위원과 함께 대표팀 선수들을 격려하고 농담 섞인 말로 웃음을 주기도 했고, 상황상황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오승환은 대표팀 후배들을 향해 무한 칭찬만 늘어놓지 않고, 아쉬움을 지적하는 돌직구 해설도 있었다.

9일 열린 한국과 체코의 평가전 2차전. 2-0으로 앞선 5회초 한국의 공격. 체코는 18세 투수 온드레이 보스타텍을 마운드에 올렸다.
고척돔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 앞에서 보스타텍은 첫 타자 문보경을 향해 볼 4개를 연속으로 던졌다. 한국 선수들을 향한 일방적인 응원에 어린 10대 투수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제구가 되지 않았다.
무사 1루에서 노시환이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 볼, 2구로 볼이었다. 3구도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높은 볼이었다. 그런데 노시환은 방망이를 휘둘렀고, 3루수 앞 땅볼이 됐다.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순식간에 2아웃이 됐다.

그러자 오승환은 "평가전이지만 생각을 다시 해야 한다. 본선에서는 나와서는 안 되는 장면이다"고 노시환을 향해 쓴소리를 과감없이 했다. 제구가 안 돼 투수가 확연하게 흔들리고 있는데, 노시환은 나쁜 볼에 손을 대 상대 투수를 도와줬다. 스트라이크가 들어와도 지켜봐도 좋은 상황이었다. 욕심이 앞섰다.
병살타로 2아웃을 잡고 위기를 넘긴 보스타텍은 다음타자 문현빈 상대로 초구를 143km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정민철 해설위원은 "구속이 3~4km 빨라졌다"고 언급했다. 오승환은 “상대 투수 기를 살려줬다. 절대 하지 않았으면 하는 상황이었다”고 다시 한번 쓴소리를 했다.
보스타텍은 문현빈에게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볼 4개를 연속으로 던져 볼넷을 허용했다. 체코는 곧바로 투수를 교체했다. 보스타텍은 공 12개를 던졌는데, 스트라이크는 2개 뿐이었다. 노시환이 계속 공을 기다렸더라면 무사 만루가 됐을 수도 있다. 비록 평가전이지만, 공 1개에 대한 집중력, 경기 상황을 읽는 능력이 아쉬웠다.
체코는 이날 18~19세의 젊은 투수 3명이 등판했다. 파벨 하딤 체코 감독은 경기 후 "10대 투수 3명은 2028년 올림픽을 바라보고 육성하고 있다.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보스타텍(18)은 ⅔이닝 2볼넷 무실점, 얀 코젤(19)은 ⅔이닝 2피안타 1볼넷 3실점, 9회 등판한 다비드 크르체크(18)는 ⅔이닝 2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한편 노시환은 6회 2사 만루에서는 2볼-2스트라이크에서 볼 2개를 골라내 밀어내기 볼넷으로 타점을 올렸다. 4-1로 점수 차를 벌렸다. 2차례 평가전에서 7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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