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지난 5일 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총 30명이 자격 선수로 공시됐다. 이 중 진해수 박병호 오재일은 은퇴를 선언했다,. 27명의 선수들 가운데 오는 7일까지 FA 자격을 행사하겠다고 신청한 뒤 8일 FA 승인 명단이 다시 공시됐다. 오는 9일부터 FA 시장이 본격화 된다.
야수 중에서는 강백호와 박찬호가 현재 시장에서는 최대어로 불리고 있다. 베테랑 김현수 박해민 강민호 황재균 등도 필요에 따라서는 경쟁에 붙을 수도 있다. 하지만 투수 중에서는 지난해 최원태(삼성) 엄상백(한화) 등에 비해 확실한 투수가 안 보이는 것도 사실.



올해 73경기 2승 1패 2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2.25(48이닝 12자책점)를 기록한 한화 좌완 불펜 김범수(30)가 눈에 띈다. 올해 모든 부분에서 스텝업 했다. 홀드는 6개로 2022년 27개, 2023년 18개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세부 수치들이 좋아져서 관심을 받을만한 선수가 됐다.김범수와 함께 투수 중 가장 관심을 받을 자원은 단연 두산 이영하(28)다. 이영하는 올 시즌 73경기 등판해 4승 4패 14홀드 평균자책점 4.05(66⅔이닝 30자책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과거에는 선발 투수 유망주였다. 2019년에는 29경기 163⅓이닝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163⅓이닝 66자책점)로 에이스 역할을 하기도 했고 국가대표팀에서 유의미한 활약을 펼쳤다.
2020년부는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2022년 21경기(20선발) 6승 9패 평균자책점 4.93(98⅔이닝 54자책점)을 끝으로 선발 투수로의 커리어는 중단됐다. 2023년부터 올해까지는 줄곧 불펜 투수로 나섰고 올해 가장 많은 경기에 불펜으로 나서며 개인 최다 홀드를 기록했다.

올해 28세, 내년이면 29세 시즌에 접어든다. 아직 30세가 되지 않은 불펜 투수다. 통산 355경기로 베테랑에 속하는 경험 많은 투수다. 150km 안팎의 강력한 패스트볼과 높은 타점에서 빠르고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는 이영하의 최대 강점. 확실한 2개의 구종을 갖고 있다.
다만 최근 3시즌 WHIP(이닝 당 출루 허용)이 2023년 1.55, 2024년 1.50, 2025년 1.53으로 높은 편이다. 올해 9이닝 당 볼넷은 5.27개다. 위력적인 투수인 것은 맞지만 안정적이라고 평가하기는 또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아직 30세에 접어들지 않은 투수가 B등급 FA다. 타구단 이적에 대한 문턱이 비교적 낮다. B등급 FA 선수를 타구단이 영입할 시, 25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1명과 직전연도 연봉 100%의 보상금, 또는 직전연도 연봉의 200%를 보상금으로 내줘야 한다. 그나마 보상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적다. 올해 이영하의 연봉도 1억8000만원이다.
아울러 개인적으로는 다소 아픈 시기였겠지만, FA 시장에서는 나름의 가치를 갖고 있는 지점이 2022~2023시즌, 이영하는 학교폭력 의혹으로 재판을 받게 되면서 상당 부분 결장했다. 2년여 간 학폭 가해자의 꼬리표를 달고 마운드에도 오르지 못했지만 2023년 5월, 1년여의 법정 다툼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시기들 때문에 FA는 뒤로 미뤄졌지만 불펜 FA들의 위험 요소인 피로 누적과 부상에 대한 부담은 비교적 덜한 투수가 됐다.
두산의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김원형 감독은 구단에 정식으로 이영하를 비롯한 내부 FA를 모두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영하에 대한 수요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경쟁이 붙으면 필연적으로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두산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