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하면서 가장 긴장된 순간, 거기서 실수했으면…" 김혜성 외면할 때 떨렸다, 우승 반지 4개 'ML 현역 유일' 베츠의 고백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11.07 00: 07

메이저리그 현역 선수 중 유일하게 우승 반지 4개를 가진 남자. 무키 베츠(33·LA 다저스)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위업이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6일(이하 한국시간) ‘베츠는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우승 반지를 4개나 가진 현역 선수다. 3개를 보유한 5명의 선수는 모두 그의 팀 동료들(프레디 프리먼, 맥스 먼시, 윌 스미스, 키케 에르난데스, 블레이크 트라이넨)이다’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2만3000명 이상의 선수가 뛰었지만 월드시리즈 5회 이상 선수는 55명뿐이다. 가장 최근 우승 5회 선수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뉴욕 양키스 왕조를 이끈 데릭 지터, 데이비드 콘, 마리아노 리베라, 앤디 페티트, 호르헤 포사다다. 베츠는 5번째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전했다. 
베츠는 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맛봤고,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2020년 코로나19 단축 시즌 때 두 번째 우승을 했다. 이어 2024~2025년 2연패와 함께 최근 8년간 4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반지를 손에 넣었다. 베츠는 “꿈이 이뤄졌다고 말할 수 없다. 이런 꿈을 꿀 수도 없기 때문이다”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4번이나 하다니? 정말 말도 안 된다. 기분 끝내준다. 정말 좋은 팀들, 훌륭한 클럽하우스, 위대한 구단들과 함께한 덕분이다”고 말했다. 

[사진] LA 다저스 유격수 무키 베츠(오른쪽)가 월드시리즈 7차전 연장 11회 토론토 알레한드로 커크의 유격수 땅볼 때 직접 2루를 밟은 뒤 1루로 송구하고 있다. 다저스 2루수 김혜성(왼쪽)이 베츠의 송구를 바라바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LA 다저스 무키 베츠가 월드시리즈 7차전 우승 순간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실 베츠에게 올해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위장병에 걸려 체중이 9kg 빠졌고, 초반부터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시즌 막판 반등하긴 했지만 150경기 타율 2할5푼8리(589타수 152안타) 20홈런 82타점 OPS .732로 커리어 최악의 해를 보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도 7경기 타율 1할3푼8리(29타수 4안타) 2타점 OPS .424로 바닥을 치며 마음 고생했다. 
하지만 유격수 자리에서 수비 중심을 잡았다. 7차전 연장 11회 1사 1,2루에서 토론토 알레한드로 커크의 유격수 땅볼 타구를 잡고 직접 2루를 밟은 뒤 1루에 송구하며 6-3 병살타로 다저스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베츠는 “12년 커리어 중 가장 긴장된 순간이었다. 여기선 실수할 여유가 없다고 스스로 말했다. 시즌 중 그 어떤 순간과도 비슷하지 않았다. 월드시리즈 7차전 같은 연습은 할 수 없다. 정규시즌에는 실수를 해도 넘어갈 수 있지만 월드시리즈에서 실수했다면 진짜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진] LA 다저스 유격수 무키 베츠(오른쪽)가 월드시리즈 7차전 연장 11회 토론토 알레한드로 커크의 유격수 땅볼 때 직접 2루를 밟은 뒤 1루로 송구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 순간 베츠에겐 또 다른 선택지가 있었다. 2루수 김혜성에게 공을 토스해 6-4-3 병살타로 끝낼 수 있었다. 김혜성이 2루에 더 가까이 있었지만 베츠에게 직접 베이스를 밟으라는 콜을 했다. 베츠는 스텝을 밟고 달려가며 2루를 밟았다. 이어 자연스럽게 정면으로 1루를 바라보며 러닝 스로로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배트가 부러져 살짝 느린 타구였지만 타자가 발 느린 커크였기 때문에 베츠가 몇 발걸음 옮기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김혜성의 콜과 베츠의 마무리는 공이 옮겨지는 과정에서 변수를 하나 줄이는 고급 플레이였다. 
월드시리즈 내내 타격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에 베츠의 심적 부담은 누구보다 컸다. 베츠는 “내가 치른 월드시리즈 중 이번이 가장 힘들었다. 7차전까지 갔고, 마지막 경기는 연장전이었다”며 “완벽한 팀워크의 결과였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모두가 힘을 모았다”고 돌아봤다. 
25년 만에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팀이 된 다저스는 내년에 3연패를 노린다. 베츠는 “우리 모두 다시 우승을 갈망할 것이다. 또 우승하면 개인적으로도 멋진 일이고, 다른 선수들이 처음 우승하는 모습을 볼 때 정말 즐겁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처음으로 샴페인을 터뜨리고,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걸 보는 게 내게 진짜 기쁨이다”며 다음 시즌 새로 함께할 동료들과 우승 도전을 기대했다. /waw@osen.co.kr
[사진] LA 다저스 무키 베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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