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떠나는 418홈런 레전드, 퓨처스 선수 향해 희망의 메시지 던졌다 "어떤 순간에 기회가 올지 모른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5.11.05 10: 55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국민 거포’ 박병호는 수많은 인고의 시간을 지나 마침내 최고 자리까지 올라선 선수다.
성남고 시절 고교야구 최초로 4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며 괴력을 뽐낸 박병호는 2005년 LG 트윈스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문했다. 입단 당시 큰 기대를 모았지만, 2010년까지 273경기에서 24홈런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미완의 재능으로 남을 것 같았던 그는 2011년 7월,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로 이적하며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당시 김시진 감독(현 KBO 경기 감독관)은 “박병호는 우리 팀의 4번 타자가 될 선수”라며 “안 되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하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 109 2025.06.25 / foto0307@osen.co.kr

그 믿음은 현실이 됐다. 박병호는 2012년 31홈런으로 한 시즌 최다 홈런을 찍은 데 이어 2013년 37홈런, 2014년 52홈런, 2015년 53홈런을 기록하며 KBO 역사상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했다. 그는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이후 야구를 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김시진 감독님 덕분”이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 101 2025.06.25 / foto0307@osen.co.kr
지난 3일 은퇴를 공식화한 박병호는 1군 통산 1767경기에서 타율 2할7푼2리(5704타수 1554안타), 418홈런, 1244타점, 1022득점을 남겼다.
그는 지난 4일 삼성 라이온즈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 TV’를 통해 퓨처스 선수들을 향한 진심어린 메시지도 전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삼성으로 이적한 뒤) 1군과 퓨처스를 오가며 많은 선수들을 만났다. 특히 올해는 퓨처스 선수들과 함께한 시간이 많아서 더 기억에 남는다”며 “나도 프로 입단 후 오랜 시간 2군에 머물렀던 선수다. 한 번의 기회로 인생이 달라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퓨처스에서 뛰는 선수들은 분명 힘들고 지칠 때가 많을 것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구보다 조금이라도 더 준비했으면 한다. 어떤 순간에 기회가 올지 모른다. 스스로 한계를 정하며 자신을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는 삼성뿐 아니라, 퓨처스 무대에서 조용히 칼날을 갈고 있는 수많은 선수들에게 보낸 메시지이기도 하다.
한편 박병호는 은퇴 후 친정팀 키움에서 잔류군 선임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 구단은 “박병호 코치는 히어로즈를 상징하는 대표 선수 중 한 명”이라며 “현역 시절 보여준 기량과 자기 관리, 모범적인 태도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로 젊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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