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는 어떤 외인타자가 어울릴까?
KIA는 2연패를 위해 2025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했다. 메이저리그에서 3년 연속 20홈런을 터트리며 통산 88홈런의 실적에 주목했다. 3타석당 1개씩의 삼진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에 비해 구속과 변화구 모두 떨어지는 KBO리그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2월 스프링캠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는 농담조로 자신의 배번(45번) 만큼의 홈런을 치겠다고 했다. 이범호 감독과 최형우에게서도 삼진을 많이 당할 스윙 궤적이 아니라는 평가도 나왔다. 시즌 초반은 볼을 잘 골라내는 모습이었다. 간간히 홈런도 때리며 KBO리그 투수들에게 적응하는 듯 했다.

심심치 않게 홈런아치를 그리며 존재감을 보이다 5월 허리통증으로 19일 빠지면서 주춤했다. 시즌이 진행되면서 약점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찬스에서 밖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좀처럼 결정타, 즉 클러치능력을 시원하게 보여주지 못했다. 홈런을 때려도 솔로포가 많았다. 7월 한 달 동안 결정적인 시기에서 약점은 더욱 커보였다.

시즌중반 교체를 고민할 정도로 찬스에서 약했다. 타율 2할3푼6리 35홈런 85타점 75득점 OPS .858의 성적을 남겼다. 486타석에서 142개의 삼진을 당했다. 네 타석당 1개 꼴이었다. 득점권 타율은 2할7리였다. 팀은 8위로 떨어졌다. KIA 타선 약화는 30경기 출전에 그친 김도영의 세 번에 걸친 햄스트링 손상, 나성범과 김선빈의 부상이탈이 컸다. 위즈덤의 강력한 클러치 능력도 아쉬웠다.
위즈덤은 시즌을 마치자마자 귀국했다. 구단은 위즈덤과 재계약 여부를 고민중이지만 새로운 외인타자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이범호 감독도 이미 시즌 막판부터 위즈덤이 아닌 새로운 외인을 고려하는 전력구상을 하고 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리그 3위 35홈런을 때리고도 재계약을 못하는 상황이 예상된다.
KIA는 이미 최고의 외인타자를 경험한 바 있다. 2017년 로저 버나디나, 2024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앞세워 우승을 이루었다. 버나디나는 타율 3할2푼 27홈런 111타점 118득점 32도루 OPS .912, 득점권 타율 3할3푼1리 압도적 성적을 올리며 우승공신으로 활약했다. 소크라테스는 3할1푼 26홈런 97타점 92득점 13도루 OPS .875, 득점권 타율 3할3푼6리의 성적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버나디나와 소크라테스 모두 우승 당시에는 득점권 타율이 모두 3할이 넘었다. 각각 중견수로 뛰면서 도루능력까지 과시했다. 아울러 5할대가 넘은 장타력도 과시했다. '모 아니면 도'식의 타자보다는 내년 KIA에게 어떤 유형의 외인타자가 필요할 것인지 보여주는 모델이 아닌가 싶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