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를 왜?”
지난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김혜성이 LA 다저스와 3+2년 총액 2200만 달러(보장 3년 125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을 때, 대부분의 이들이 다저스를 선택한 이유를 의아해 했다.
이미 다저스는 리그 최강의 팀. 야수진도 확실하게 세팅이 되어 있었다. 김혜성은 마이너리그를 각오하고 험난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팀이었다. 궁극적으로 출장 기회는 적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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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김혜성은 다저스 외에도 시애틀 매리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카고 컵스, LA 에인절스 등에서 제안을 받았다. 모두 다저스보다는 자신의 경쟁력을 좀 더 펼칠 수 있는 구단들이었다. 특히 LA 에인절스는 다저스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오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5년 2800만 달러로 다저스보다 총액 기준 600만 달러가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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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혜성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으려고 했다. 김혜성은 올해 출국 당시 “(다저스는) 명문 구단이고 코리안리거도 많이 뛰었다. 나도 어릴 때부터 많이 봤던 팀이고 2024년 우승팀이기 때문에 최고의 팀이라고 생각한다. 그 구단에서 뛰게 되는 날이 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해서 빨리 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포스팅 기간에 가장 먼저 연락을 준 팀이 다저스다”라고 언급한 김혜성이다. 그는 “그 점에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릴 때 TV로 보던 팀에서 데뷔를 한다는 것이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다. 잘 준비해서 빨리 데뷔를 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호기로웠던 선택의 이유와 포부에 비해, 스프링캠프는 김혜성에게 고난의 시간이었다. 다저스에 합류하자마자 타격폼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쳤다. 시범경기는 시행착오의 다른 말이었고 결국 도쿄 개막전 명단에 포함되지 못하고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마이너리그 거부권 없이 김혜성은 도전과 경쟁을 정면으로 맞섰다. 트리플A에서 묵묵히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5월 초, 토미 에드먼의 부상으로 꿈에 그리던 빅리그 콜업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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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김혜성은 대주자 스페셜리스트로, 그리고 주전 2루수로 다저스의 일원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고 녹아들었다. 팬들의 사랑을 받는 존재로 거듭났다.
7월 말 왼쪽 어깨 점액낭염 부상으로 김혜성은 이탈했다. 부상을 참고 뛰다가 상태가 악화됐고 결장의 시간이 꽤나 길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김혜성을 전력으로 생각하면서 다시 불러 올렸다. 와일드카드시리즈부터 다저스의 모든 포스트시즌 여정을 함께했다. 선발 출장은 없었다.
디비전시리즈 4차전 대주자로 나서서 끝내기 득점을 올렸고 대망의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대수비로 출장하며 역사적인 포스트시즌 무대에 섰다. 특히 우승을 결정지은 월드시리즈 7차전 11회 미겔 로하스의 대수비로 나서서 우승의 헹가레 순간을 함께했다. 김병현에 이어 한국인 선수로는 두 번째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쥔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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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김혜성은 같은 LA 지역명을 가진 팀을 두고 고민했다. 만약 김혜성이 다저스가 아닌 다른 LA의 팀, 에인절스로 갔다면 김혜성에게 이런 환희는 없었을 것이다. 에인절스는 올해까지 2014년 이후 11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10년 연속 5할 승률을 달성하지 못했다. ‘만년 루저’의 팀.올해는 지난 2019년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타일러 스캑스의 유족이 제기한 민사소송 과정에서 에인절스 클럽하우스 내에 가혹행위와 내기 등이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만년 하위팀인 이유가 있었고 김혜성도 그런 어수선한 분위기에 휘말릴 뻔 했다.
경쟁을 당당하게 받아들였고 버티고 극복하면서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모두가 의문을 가진 선택을 김혜성은 스스로 증명했다. 물음표들이 가득한 불확실한 현재와 미래에서 남는 건 우승반지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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