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각본도 이렇게 쓰면 욕 먹는다. 운명을 가른 기묘한 타구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을 건 월드시리즈 7차전이 성사됐다.
1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6차전은 LA 다저스가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3-1로 제압하며 끝났다. 시리즈 3승3패 동률이 됐고 이제 올 시즌 운명을 건 운명의 7차전이 펼쳐진다.
다저스 쪽으로 마지막에 승운이 따랐다. 3회초 윌 스미스의 적시 2루타, 무키 베츠의 2타점 적시타를 묶어 3-0의 리드를 잡았다. 선발 야마모토가 3회말 1실점 했지만 6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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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로 앞선 7회 저스틴 로블레스키, 8회 사사키 로키로 이닝을 틀어막은 다저스. 사사키가 9회까지 책임지려고 했지만 토론토는 9회 저력을 발휘했다. 사사키를 흔들었다. 9회 선두타자 알레한드로 커크의 몸에 맞는 공, 그리고 1차전의 영웅 에디슨 바저가 좌중간 펜스까지 날아가는 큼지막한 타구를 때려냈다. 2루타는 당연했다.
발빠른 1루 대주자 맷 스트로도 여유있게 홈을 밟는 듯 했다. 그런데 바저의 타구가 담장과 그라운드 사이 틈에 끼었다. 중견수 대수비로 들어간 저스틴 딘이 공을 건드리지 않고 두 손을 들어서 볼데드임을 알렸다. 그런데 심판의 수신호가 없자, 잠시 기다리고 있던 딘이 공을 꺼내서 중계플레이를 펼쳤다. 타자주자 바저까지 인플레이 상황으로 생각하고 이미 홈까지 밟은 뒤였다.
이후에 심판진은 인정 2루타를 선언했다. 홈을 밟았던 1루 주자는 3루로 돌아갔고, 바저는 2루에서 경기가 재개됐다. 토론토로서는 불운했다. 만약 타구가 담장 사이에 박히지 않고 플레이가 이어졌다면 끝내기 각복을 쓸 수도 있었다. 그런데 정 반대의 각본이 쓰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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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무사 2,3루에서 사사키를 내리고 7차전 선발로 예정되어 있었던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출격시켰다. 진짜 총력전이었다. 로버츠 감독의 수는 적중했다. 글래스나우는 공 1개로 어니 클레멘트를 1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후 안드레스 히미네스를 공 2개 만에 좌익수 얕은 뜬공을호 유도했다.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기는 힘들었던 타구.
그런데 2루 주자 바저가 욕심을 부렸다. 타구 위치를 확인하지도 않고 리드 폭을 벌렸고 결국 좌익수 키케 에르난데스가 타구를 잡은 뒤 달려 나오면서 2루에 정확한 송구를 펼쳤다. 더블 아웃으로 순식간에 경기가 마무리 됐다. 바저의 본헤드 플레이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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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입장에서는 앞서 바저의 타구가 인정 2루타로 연결된 게 두고두고 아쉬움에 남았다. 토론토 존 슈나이더 감독은 “오랫동안 토론토에 있었는데 공이 박히는 것은 한 번도 못봤다”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현행 규정상 그 공을 그대로 플레이하는 게 맞고 공이 끼었으면 다시 플레이를 이어갈 수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딘은 공이 끼인 것을 이미 인지했고 외야쪽에서 심판도 그걸 보고 인플레이를 중단시켰다.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잘 풀렸다. 딘의 판단이 좋았다”고 말했다. 다저스에게 이날 운이 따랐고 토론토는 홈구장이 피아식별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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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담장에 끼인 타구 하나 덕분에 기사회생한 다저스는 이후 상대의 주루플레이 실수 덕에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었다. 2타점 적시타를 치면서 살아나기 시작한 무키 베츠는 “오늘 정말 말도 안되는 9회였다. 결과적으로 공이 끼인 게 우리에게는 다행이었다. 정말 미친 듯한 장면이 이어졌고 혼돈의 이닝이었다”고 되돌아봤다.
토론토의 우승이 결정될 수 있었던 6차전, 최대의 승부처인 9회에 기묘한 타구가 나왔다. 이 타구가 어쩌면 시리즈의 향방을 가르는 결정적 모멘텀이 될 수 있다. 1993년 이후 32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토론토, 2000년 뉴욕 양키스 이후 25년 만에 2연패에 도전하는 다저스. 이제 다저스와 토론토는 모든 것을 건 7차전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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