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대전 홈에서 믿기지 않는 대역전패를 당했다. 마무리 김서현의 가을 악몽이 또 재현되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벌어진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4차전에서 LG 트윈스에 4-7 역전패를 당했다.
8회까지는 4-1로 앞서며 시리즈 원점을 만들 기세였다. 선발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7⅔이닝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8회 2사까지 무려 117개의 공을 던지며 투혼을 불살랐다.


한화 타선도 7회 문현빈의 2타점 중전 적시타, 8회 최재훈의 중전 적시타로 3점을 더해 4-1로 달아나며 승기를 굳혔다. 9회 마지막 고비만 넘으면 2승2패 시리즈 동률이 되는 상황에서 믿기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8회 2사 1,3루 상황에서 오스틴 딘을 2루 내야 뜬공 처리하며 급한 불을 끈 김서현은 그러나 9회 선두타자 오지환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박동원에게 던진 4구째 시속 150km 직구가 가운데 몰린 실투가 되면서 중앙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4-3, 1점차로 쫓기면서 경기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양상문 한화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흐름을 한 번 끊어갔다. 이어 천성호를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안정을 찾는가 싶었던 김서현은 그러나 박해민에게 다시 5구 만에 볼넷 허용하며 제구가 흔들렸고, 김경문 감독도 더는 지켜볼 수 없었다. 세이브 상황이어씾만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2~3차전 2경기 연속 1이닝 무실점으로 막은 필승조 박상원이 올라왔다. 마무리 경험이 있는 선수이지만 홍창기에게 우전 안타를 맞으면서 주자가 쌓았다. 신민재의 1루 땅볼로 투아웃을 만들었지만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하며 2,3루로 안타 하나에 역전이 될 수 있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불길한 예감은 곧 현실이 됐다. 박상원은 김현수와 5구 승부 끝에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5-4 LG의 역전. 이어 문보경이 우측 펜스 라인 앞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폭발했고, 오스틴 딘이 바뀐 투수 한승혁에게 빗맞은 타구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가 되면서 LG가 7-4로 달아났다.
김서현(⅔이닝 1피안타 1피홈런 2볼넷 3실점), 박상원(⅓이닝 3피안타 3실점), 한승혁(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 등 불펜 필승조가 전부 흔들리면서 9회에만 6실점 빅이닝을 허용하며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1승3패가 된 한화는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31일 대전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패할 경우 안방에서 LG의 우승을 지켜봐야 한다. 대전 신구장 첫 해, 첫 우승 축포를 LG가 터뜨리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큼은 피해야 한다. 5차전 선발로 나설 문동주의 어깨가 무겁다. 문동주가 잘 던지더라도 한화로선 불펜 운영에 대한 고민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라 여러모로 깝깝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