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의 결단이 옳았다. 정규시즌 1선발 같은 5선발로 활약하며 11승을 거둔 송승기가 생애 첫 가을야구를 맞아 불펜 제로맨으로 거듭나고 있다.
송승기는 지난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한화 이글스와의 2차전에 구원 등판해 2이닝 3탈삼진 무실점 29구 퍼펙트 투구를 펼치며 팀의 13-5 완승 및 시리즈 2연승에 힘을 보탰다.
송승기는 10-5로 앞선 6회초 팀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이진영-최재훈-황영묵을 만나 손쉽게 삼자범퇴 이닝을 치렀다. 선두타자 이진영 상대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지만, 146km 직구를 이용해 범타를 유도했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던져 최재훈, 황영묵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보냈다.


한화 중심타선을 만난 7회초는 더욱 압도적이었다. 선두타자 루이스 리베라토를 4구 만에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문현빈과 노시환을 연달아 중견수 뜬공으로 막았다. 불과 공 8개로 이닝을 끝냈다.
송승기는 11-5로 리드한 8회초 함덕주에게 바통을 넘기고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29개.
송승기는 이에 앞서 26일 한화와의 시리즈 1차전에서 강렬한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8-2로 앞선 7회초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이진영-이도윤-손아섭을 공 11개를 이용해 삼자범퇴 처리, 가을 제로맨 탄생의 서막을 열었다.

송승기는 야탑고를 나와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2차 9라운드 87순위로 입단한 5년차 좌완투수. 2022시즌 7경기, 2023시즌 1경기 출전에 그친 그는 상무 복무를 거쳐 올해 마침내 잠재력을 터트렸다. 5선발을 맡아 28경기 11승 6패 평균자책점 3.50의 훌륭한 성적표를 제출하며 LG 정규시즌 1위 주역으로 우뚝 섰다. 송승기는 안현민(KT 위즈)과 함께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
LG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발 송승기를 불펜 전환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염 감독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불펜으로 기용해 큰 성공을 거뒀는데 올해는 송승기에게 그 역할을 부여했다.

송승기는 약 3주의 준비 기간 동안 선발 루틴을 버리는 등 불펜투수로 나서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 염경엽 감독은 1차전부터 과감하게 불펜 송승기를 선발투수 뒤에 붙였고, 송승기는 1, 2차전에서 3이닝 퍼펙트 투구를 선보이며 믿음에 완벽 부응했다.
염경엽 감독은 2차전을 마친 뒤 “이번 한국시리즈는 불펜 연결고리 역할이 중요했는데 송승기가 2차전 2이닝을 완벽하게 막아줬다. 앞으로 남은 시리즈 승기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오늘(27일) 기대가 되는 완벽한 투구를 해줬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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