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모토 쉬게 해야 해!" 105구 완투하고 또?...역대 최초 WS 끝내기포 2방, 18회 혈투 어떻게 끝냈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10.28 21: 20

1년 동안 월드시리즈에서 두 번의 끝내기 홈런을 친다? 상상만 해도 짜릿한데, 상상해본 적 없던 일이 벌어졌다. LA 다저스 프레디 프리먼이 월드시리즈 최초의 역사를 완성하며 6시잔 39분의 대혈투를 끝냈다.
다저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3차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8회까지 가는 6시간 39분의 대혈투 끝에 6-5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오타니 쇼헤이였다. 오타니는 연장 18회까지 팽팽한 경기를 이끈 주인공이었다. 2루타와 홈런, 그리고 2루타와 동점 솔로포까지 7회까지 무려 4개의 장타를 쏟아냈다. 단일 포스트시즌 3차례의 멀티 홈런 경기를 펼쳤는데, 이는 오타니가 최초였다. 아울러 월드시리즈 4장타 경기도 1906년 이후 119년 만에 등장한 대기록이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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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타니는 이후 고의4구 4개와 볼넷 1개를 추가, 무려 9번의 출루를 기록했다. 당연히 포스트시즌과 월드시리즈 역대 최초의 9출루 기록. 정규시즌 포함하면 3차례 나온 바 있는데 마지막 기록은 1942년 스탠 핵이 기록했다. 오타니는 83년 만에 9출루 경기를 달성한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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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기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프리먼이었다. 프리먼은 연장 18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토론토 좌완 브렌든 리틀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한복한 92.4마일의 싱커를 걷어 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홈런을 쏘아 올렸다.
1년 전, 프리먼은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 9회 2사 만루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을 때려낸 바 있다. 역대 최초의 끝내기 만루홈런 기록이었다. 
하지만 이날 다시 한 번 끝내기 홈런을 기록하며 월드시리즈 역사상 최초로 끝내기 홈런을 2차례 기록한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오타니의 9출루보다 더 희귀한 기록을 프리먼이 작성한 셈.
프리먼은 경기 후 현지 매체들과의 기자회견에서 “가끔 경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오늘은 오타니의 경기였다. 내일 선발 투수가 9번 출루했다는 사실을 우리가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정말 대단하다”고 웃으면서 “좌중간 우중간처럼 공을 때려낼 정도로 뜨거운 것은 그가 기분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타니에게 맞으니, 차라리 다른 타자들과 승부를 펼치자는 판단이었다.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마침내 해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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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회의 순간, 프리먼은 지쳤을까. 그는 “솔직히 생각보다 피곤하지 않았다. 우리 불펜이 계속 잘 더지면 에너지가 솟아난다. 월드시리즈 경기에서 피곤하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면서 “끝내기 홈런의 순간에 대해 “긴장감 속에서 어떻게든 출루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상대 투수는 강력한 싱커와 커브를 던지는 왼손 투수인데 풀카운트까지 좋은 스윙을 만들었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제 스윙 감각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넘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육체적으로는 지치지 않았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소모됐다. 월드시리즈에서는 모든 투구 하나하나가 의미 있다. 정신적으로는 모두 소진된 상태였다”라며 설명했다.
또한 월드시리즈에서 끝내기 홈런 2번이라는 상황에 대해서는 “그런 시나리오를 두 번이나 생각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계속 기회가 찾아왔다. 중견수 뜬공으로 잡혔던 타석에서 ‘안타 하나만 치자, 3시간 전에 끝내가’는 마음 뿐이었다”면서 “그런 상황을 계속 겪다 보면 우리가 어릴 때 꿈꾸던 장면이 나온다. 지난해는 2사 만루였고 1년 뒤 또 한 번 끝내기 홈런을 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놀랍고 미쳤고 그냥 기쁘다. 일생에한 번 있을 법한 순간을 두 번이나 만들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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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경기가 18회로 가면서 다저스는 투수를 모두 소진한 상태였다. 불펜 투수 윌 클라인도 한계를 넘어서는 4이닝 무실점 투혼을 펼쳤다. 대기 투수도 없었던 상황. 이때 다저스 불펜에는 26일 월드시리즈 2차전 105구 완투승을 했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등판했다. 모두가 경악을 한 순간이었다.
프리먼의 마음가짐도 달라질 수밖에 없었고 결국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프리먼은 “경기 후 야마모토를 안아줬다. 야마모토가 던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건 우리 팀 헌신을 보여주는 증거다. 팀의 모든 구성원이 필요했는데, ‘내가 나가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는 것 자체가 우리 팀이 어떤 팀인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기기 위해 뭐든지 하는 팀이다. 야마모토가 몸을 풀 때 ‘안돼! 저 친구 오늘은 쉬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웃으면서 “비록 투입되지는 않았지만 그 장면 자체가 우리 팀의 정신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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