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번의 고의4구와 고의4구에 가까운 볼넷까지.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를 거르고 다음 타자인 무키 베츠를 선택했던 토론토의 선택은 너무나 당연했다. 오타니 다음 타석의 무키 베츠가 침묵하면서 연장 18회까지 가는 대혈투와 마주했다.
오타니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3차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장타 4개에 고의4구 4개, 볼넷까지 기록하며 무려 9출루의 기록을 달성했다.
1회 첫 타석 2루타, 3회 솔로포, 5회 추격의 적시 2루타, 그리고 7회 다시 한 번 동점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무려 4장타 경기를 완성했다. 오타니의 대역사가 시작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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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에서 장타 4개를 기록한 선수를 찾기 위해서는 1906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의 프랭크 이스벨이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2루타 4개를 기록한 바 있다. 119년 만에 장타 4개를 기록하면서 ‘야구의 신’을 소환한 오타니다.
하지만 오타니의 동점포 이후 5-5의 균형이 꽤 오래 이어졌다. 이날 해결사였던 오타니에게 타격의 기회 자체다 주어지지 않았다. 토론토 벤치는 오타니를 보면 피하기 급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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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토론토 벤치는 오타니를 철저하게 피했다. 승부를 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는 무조건 고의4구로 걸렀다. 5-5 동점이던 9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장했지만 오타니는 고의4구로 걸어나갔다.
1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오타니는 고의4구로 출루했다. 연장 13회말에는 선두타자 토미 에드먼의 2루타와 미겔 로하스의 희생번트로 1사 3루의 끝내기 기회가 마련됐다. 그런데 알렉스 콜이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2사 3루가 됐고 오타니 타석이 돌아왔다. 토론토는 당연히 오타니를 걸렀다.
연장 1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오타니는 고의4구로 출루해 3타석 연속 고의4구를 얻어냈다. 4연속 고의4구로 무려 8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이미 월드시리즈는 물론 포스트시즌 통틀어 한 경기 최다 출루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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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연장 17회말 2사 후 알렉스 콜이 안타로 출루한 뒤 맞이한 타석에서는 볼 4개를 던지면서 사실상의 고의4구로 내보냈다. 벤치가 지시만 하지 않았을 뿐이다. 결국 전대미문의 9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그러나 오타니의 연이은 고의4구가 가능했던 것. 오타니 뒤를 받치는 무키 베츠가 침묵했기 때문이었다. 토론토로서는 오타니를 피하고 베츠를 상대하는 게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로, 베츠는 이날 침묵했다.
오타니가 사실상 5번의 고의4구로 출루하는 동안 베츠는 한 번도 해결해내지 못했다. 9회에는 오타니가 고의4구 출루 이후 2루 도루에 실패하면서 베츠 앞에 주자가 사라졌다. 하지만 베츠가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았을 터.
연장 11회 2사 후 오타니가 출루한 뒤, 베츠는 좌전안타로 기회를 이어갔다. 하지만 기대했던 장타는 아니었고 프레디 프리먼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다저스는 끝내기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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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말 2사 1루에서 오타니의 고의4구 이후, 토론토는 베츠까지 거르면서 2사 만루에서 프리먼을 상대했다. 좌완 에릭 라우어가 토론토 마운드에 있었던 상황. 결국 다저스는 이번에도 프리먼이 중견수 뜬공에 그치면서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15회말 1사 후 오타니가 나간 뒤에도 베츠는 우익수 빗맞은 뜬공에 그쳤다. 17회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사실상의 고의4구에 가까운 볼넷 이후 이어진 2사 1,2루에서 무키 베츠는 1루수 파울플라이로 아웃됐다.
18회 프리먼의 끝내기 홈런이 없었다면, 그리고 다저스가 패했다면 베츠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경기 전 베츠는 지난 1년 동안 선행을 펼친 선수들에게 수여하는 로베르토 클레멘테상을 수상했다. 베츠는 자신의 등번호를 본딴 50-50 재단을 설립해서 LA 지역 산불 피해 지원, LA 지역에 유소년 스포츠 지원 등을 펼친 공로를 인정 받았다.
영광의 순간, 하지만 베츠는 경기에서는 침묵하면서 간신히 이날 역적의 위기에서 탈출했다. 이날 베츠의 최종 기록은 8타수 1안타. 월드시리즈 타율은 1할3푼3리(15타수 2안타)가 됐다. 다저스로서는 짜릿한 승리에도 고민스러운 대목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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