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는 내 머릿속에 크게 없다. 찬규와 저의 대결이 아니다. 한국시리즈는 LG와의 전쟁이다".
2007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한화 이글스 외야수 손아섭이 우승 반지를 놓고 절친한 후배 임찬규(LG 트윈스 투수) 와 맞붙는다.
한화는 지난 26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LG에 2-8로 패했다. 분위기 반전을 노린 한화는 2차전 선발로 류현진을, LG는 임찬규를 예고했다.

손아섭과 임찬규는 평소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10타수 2안타(타율 .200) 1타점, 성적상으로는 임찬규가 앞서 있다.

지난 24일 플레이오프 5차전 종료 후 만난 손아섭은 임찬규와의 맞대결에 대한 질문에 단호히 답했다. “찬규는 내 머릿속에 크게 없다. 찬규와 저의 대결이 아니다. 한국시리즈라는 무대는 LG와의 전쟁이다".
그는 웃으며 “방금 전까지도 찬규를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 이야기해주셔서 ‘아, 임찬규가 LG에 있었지’ 하고 떠올렸다”며 “찬규도 상대팀 투수 중 한 명일 뿐이다. LG는 정규 시즌 우승팀이기 때문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우정과 승부는 별개. 손아섭은 데뷔 첫 한국시리즈에서 반드시 우승의 꿈을 이루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제 야구 인생에서 마지막 남은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그 목표를 이룰 기회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렇게 찾아온 것만으로도 감회가 새롭다.”

이어 “야구하면서 단 한 번도 눈물을 흘린 적이 없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을 때도 울지 않았다. 이번에 좋은 결과가 있으면 그때는 진짜 눈물이 날 것 같다. 멋지게 한 번 울어보고 싶다”고 웃었다.
한편 임찬규는 25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플레이오프를 봤는데 (손)아섭이 형이 방망이를 잡을 때 톱밥이 나올 정도로 꽉 잡고 있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너무 꽉 잡으면 저도 힘이 들어가서 같이 안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서로 조금 힘을 빼고 잘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손아섭은 “한화 이적이 제겐 행운이자 기회였다. 1년 동안 고생한 동료들에게 너무 고맙고, 타 구단 출신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잘 챙겨줘서 감사하다. 구단과 동료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화 이적 후 처음 서는 꿈의 무대. 손아섭이 2차전에서 임찬규를 상대로 반격의 불씨를 지피며 1차전 설욕의 주역이 될 수 있을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