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고민? 완투하면 되잖아…'2G 연속 완투' 낭만을 던졌다, 4680억도 ‘혜자 계약’으로 만들다니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10.27 05: 20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12년 3억2500만 달러(4680억원)라는 투수 최고액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천문학적인 이 계약을 ‘혜자 계약’으로 만들어버리는 완투승을 연달아 보여주고 있다. 만약 다저스가 올해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해 2연패를 달성한다면, 4680억원도 전혀 아깝지 않은 금액이 된다. 
야마모토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온타리오주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2차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105구 4피안타 8탈삼진 1실점의 완투승을 거머쥐었다. 5-1 승리를 이끌면서 전날(25일) 4-11의 대패를 설욕하며 시리즈 전적 1승1패를 안고 다저스 홈으로 돌아가게 됐다. 
야마모토가 다시 한 번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진 경기였다. 야마모토는 지난 15일,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밀워키 브루워스와의 경기에서 9이닝 111구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완투승을 이끈 바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2경기 연속 완투승은 지난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이었던 커트 실링의 3경기 연속 완투 이후 24년 만이다. 다저스 선수로는 1988년 오렐 허샤이저 이후 37년 만에 연속 완투승.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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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통틀어 완투는 총 26번 나왔다. 최다 완투도 2번 뿐이었다. 선발진 자체는 중요하지만 점점 선발 투수들이 차지하는 비중과 맡아야 하는 역할 자체가 데이터에 의해 축소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포스트시즌인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곤 했다. 
하지만 야마모토가 이러한 추세를 제대로 역행하는 완투의 향연을 선보였다. 억지로 완투승을 한 것도 아닌, 모두 적절한 흐름으로 흘러가는 경기에서 적당한 투구수로 완투승을 기록한 것은 야마모토의 역량이 얼마나 뛰어난 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최고 97.9마일(157.6km)의 포심 패스트볼 25개, 스플리터 34개, 커브 23개, 커터 13개, 슬라이더 6개, 싱커 4개 등의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고 또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얻어내면서 토론토 타자들을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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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진의 사실상의 믿을맨인 알렉스 베시아가 가족 문제로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하며 더 헐거워진 불펜진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자신이 스스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불펜진 문제는 불펜을 한 명도 등판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해결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정말 탁월했고 굉장히 경쟁적으로 맞붙었고 특별했다. 완전히 집중해 있었다. ‘지는 것은 선택사항이 아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오늘 밤이 그런 눈빛이었다”고 평가했다.
집중력으로 일궈낸 효율적인 피칭이다. 팀이 1패를 안고 있었던 상황이었고 물러설 수 없었던, 그리고 불펜진의 불안까지도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라야 했던 야마모토였다. 하지만 어깨의 모든 짐을 짊어지고도 이겨냈다. 로버츠 감독은 “야마모토는 일본에서도 엄청난 빅게임들에 등판했다. WBC에서도 던졌다. 한 나라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진 선수다. 압박감이 거기서 나올 수 있다”라면서 “중요한 순간에 높은 레벨의 실력을 발휘하고 심박수를 조절하면서 투구를 하는 게 야마모토 DNA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밤 야마모토는 30~40구 정도를 더 던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1회 23개라는 적지 않은 공을 던지고도 나머지 8이닝을 단 82개의 공 만으로 끝냈다. 경이적인 투구수 조절 능력이었다. 로버츠 감독은 “1회 이후에는 6회 정도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6회까지 버텨줄 것이라고 느꼈다. 적극적으로 스윙을 하는 팀이었지만 구위는 좋다고 생각했다”며 “6회까지는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느꼈고 투구수도 유지해야 할 수준으로 계속 유지됐다. 투구폼이나 공을 던지는 모습에서 떨어지는 점을 전혀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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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도 “초반에 투구수가 많았던 만큼, 끝까지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 이닝씩 차분히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5회가 끝났을 때 71구였다. 이때도 9회를 의식하지 않았지만 한 이닝씩 집중해서 던진 게 결과적으로 8회가 끝났을 때 투구수에 여유가 있데 된 이유였다. 그래서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2경기 연속 완투로 팀 전력에 보탬이 되었다는 생각에 많이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웃었다. 
로버츠 감독은 완투를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고 자주 행했던 과거를 떠올리면서 “야마모토는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고전적인 선수다. 그가 경기를 시작할 때에 스스로 끝마칠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제가 허락하는 한 계속 던질 것이고 그게 야마모토의 의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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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정말 좋다. 선발 투수가 6,7,8이닝 혹은 야마모토처럼 9이닝까지 가는 것이 최고의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효율적이어야 하고 타선을 몇번이든 상대할 수 있는 무기들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정말 원해야 한다”라며 “투구폼, 경기 준지, 정신 무장 등을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 이런 선수를 응원하는 것은 정말 즐겁고 그런 선수를 마운드에 남겨두는 것이 기분 좋다”고 강조하며 야마모토의 완투 능력을 극찬했다. 
이제 야마모토는 시리즈가 장기화 되어야 추가적인 기회를 받을 수 있다. 6차전 선발 혹은 그에 앞서 불펜으로 투혼을 펼칠 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완투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쓴 야마모토. 시대를 거스르지만 낭만의 투수임을 확인하면서 4680억원의 가치가 전혀 과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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