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이 한국시리즈에서도 김서현을 마무리투수로 기용하겠다며 다시 한 번 믿음을 보였다.
김경문 감독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과 플레이오프를 하면서 예상한 것보다 선수들이 더 잘해줬다. 덕분에 5차전에서 이길 수 있었다. LG는 짜임새가 좋은 팀이지만 우리 선수들과 좋은 경기 하면서 이번에는 꼭 우승을 하고 싶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한화는 정규시즌 83승 4무 57패 승률 .593을 기록하며 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4위 삼성을 만난 한화는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이제 1위 LG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두고 7전4선승제로 맞붙는다.

올해 팀 평균자책점 1위(3.55)를 차지한 한화는 강력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여기에는 단단한 선발진과 마무리투수 김서현의 역할이 컸다. 그런데 가을야구를 앞두고 김서현이 갑작스럽게 무너지고 말았다.
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1순위)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김서현은 기존 마무리투수 주현상이 시즌 초반부터 흔들리면서 갑작스럽게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게 됐다. 그렇지만 기대 이상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며 42경기(40⅔이닝) 1승 1패 1홀드 22세이브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하고 전반기를 마쳤다.
압도적인 투구를 이어가던 김서현은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69경기(66이닝) 2승 4패 2홀드 33세이브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고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마지막 등판에서 너무나 뼈아픈 끝내기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한화가 우승 경쟁을 하고 있던 지난 1일 인천 SSG전에 등판해 9회 2사에서 현원회와 이율예에게 연달아 투런홈런을 맞고 끝내기 패배를 허용한 것이다. 신인포수 이율예에게 끝내기 투런홈런을 맞으면서 한화의 우승 도전이 좌절되고 2위가 확정됐다.


치명적인 끝내기 패배의 기억은 결국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졌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한화가 9-6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한 김서현은 선두타자 이재현에게 솔로홈런을 맞았고 김태훈의 안타와 강민호의 진루타, 대타 이성규의 1타점 적시타로 1점차 추격을 허용했다. 결국 김서현은 김범수와 교체됐고 김범수가 남은 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면서 한화는 가까스로 승리했다.
김서현은 한화가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선 플레이오프 4차전 한화가 4-1로 앞선 6회말 무사 1, 2루에서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르윈 디아즈의 진루타로 이어진 1사 1, 3루에서 김영웅에게 동점 스리런홈런을 맞고 말았다. 김헌곤은 삼진으로 잡았지만 이재현과 강민호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줘 결국 한승혁으로 교체됐다. 경기는 삼성이 7-4 역전승을 거뒀다.
불안한 투구가 계속되고 있는 김서현은 최근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37.80에 달한다. 1이닝을 온전히 막아낸 경기가 하나도 없다. 플레이오프에서는 2경기(1이닝) 평균자책점 27.00을 기록했다. 결국 한화는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김서현을 기용하지 않고 코디 폰세(5이닝 1실점 비자책)와 라이언 와이스(4이닝 1실점)가 9이닝을 막았다.
김서현이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면서 선발투수인 문동주가 플레이오프에서는 불펜투수로 뛰어야 했다. 문동주는 2경기(6이닝)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하며 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발투수를 맡아야 한다. 1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할 예정이다.
문동주가 빠진 만큼 이제는 정말로 김서현이 살아나는 것이 중요해졌다. 문동주가 없는 상황에서의 불펜 운용 구상을 묻는 질문에 김경문 감독은 “약속대로 (김)서현이를 마무리투수로 기용할 것이다. 나머지는 경기 상황에 따라 투수코치와 의논하며 경기를 운영하겠다”고 답했다. 김서현이 데뷔 첫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는 김경문 감독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