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에이스’ 코디 폰세(31)가 플레이오프 마지막 5차전에서 강습 타구에 맞고도 흔들리지 않고 5회까지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한화도 폰세의 호투를 발판 삼아 2006년 이후 19년 만의 한국시리즈가 보이기 시작했다.
폰세는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5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 5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쳤다. 한화가 7-1로 앞선 6회 마운드를 넘긴 폰세는 선발승 요건을 갖췄다.
지난 18일 대전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 폰세는 타선 지원에 힘입어 선발승을 거뒀지만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난타를 당했다. 삼성에 설욕 의지를 드러낸 폰세는 22일 대구에서 열린 4차전 불펜 대기를 하며 7회 몸을 풀기도 했지만 삼성이 7회 김영웅의 스리런 홈런으로 역전하자 등판하지 않았다.


5일 쉬고 이날 5차전에 출격한 폰세는 1회 삼성 1번 김지찬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잡고 시작했다. 김성윤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투아웃을 잡았지만 구자욱에게 2루 내야 안타, 르윈 디아즈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주자가 쌓였다. 이어 김영웅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주며 2사 만루 위기에 처했지만 김태훈을 1~3구 연속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3개를 이끌어냈다. 삼진으로 만루 위기 극복.
2회에는 선두타자 이재현에게 우월 2루타를 맞고 불안하게 시작했다. 멀리 뻗아나간 타구이긴 하지만 우익수 김태연이 타구를 보면서 쫓아가다 낙구 지점을 놓쳤다. 실책성 수비로 2루타가 됐지만 강민호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이어진 1사 3루에서 류지혁을 커브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이어 김지찬도 몸쪽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았지만 하이 패스트볼을 요구한 포수 최재훈의 미트 쪽으로 향하지 않았다. 최재훈의 미트 안에 들어갔다 공이 튀어나오며 스트라이크 낫아웃 포일. 그 사이 3루 주자 이재현이 홈을 파고들었다. 폰세가 빠르게 홈 커버를 들어왔으나 공을 받고 태그하기 어려운 자세였다. 타이밍은 아웃이었지만 태그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삼성이 1점을 따라붙었다. 폰세도 태그가 안 된 것을 인지하고 벤치에 비디오 판독 쓰지 말라는 사인을 보냈다.
2-1로 쫓기며 2사 1루 상황이 이어졌지만 폰세는 김성윤 타석에서 견제구만 6개를 던지며 아웃을 잡아냈다. 5구째를 던지기 전 날카롭게 1루로 견제구를 뿌렸고, 역모션에 걸린 김지찬을 잡았다. 수비에서 아쉬운 플레이가 나오며 1점을 내줬지만 견제사로 이닝을 끝내며 분위기를 다시 바꿨다.
3회에는 선두타자 김성윤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구자욱을 커브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이어 디아즈의 강습 타구가 투수 정면으로 향했고, 폰세의 왼쪽 가슴 근육을 맞고 옆에 떨어졌다.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폰세는 통증을 참고 떨어진 공을 주워 1루 송구로 연결했다. 한화 덕아웃이 깜짝 놀랐고, 양상문 투수코치와 트레이너가 나와 상태를 살폈지만 폰세는 미소를 보였다. 뜻하지 않게 맞힌 디아즈가 폰세에게 다가가 포옹을 하고, 등을 두드리며 사과의 뜻을 표했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김영웅을 고의4구로 거르며 1루를 채운 폰세는 김태훈을 초구에 포수 땅볼 유도했다. 포수 최재훈이 빠르게 1루로 송구하며 이닝을 마쳤고, 폰세는 최재훈이 벗어던진 포수 마스크를 주운 뒤 고개 숙이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강습 타구에 맞고도 멀쩡하게 던지며 계속 웃었다.
4회에도 폰세는 선두타자 이재현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주자를 내보냈지만 강민호와 전병우를 연이어 직구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김지찬도 유격수 땅볼 유도하며 이닝을 끝낸 폰세는 5회 공 11개로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김성윤을 초구에 좌익수 뜬공 처리한 뒤 구자욱, 디아즈를 연이어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포효했다. 1루 덕아웃으로 향하며 팔을 크게 들어린 폰세는 홈팬들의 호응까지 유도했다.
6회 시작과 함께 라이언 와이스가 구원 등판하며 폰세도 등판을 마쳤다. 총 투구수 82개로 최고 시속 157km, 평균 155km 직구(30개)를 비롯해 체인지업(28개), 커브(17개), 슬라이더(5개), 커터(2개)를 던졌다. 직구를 평소보다 적게 던졌지만 힘이 있었고, 체인지업과 커브를 결정구로 쓰며 삼성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