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영웅은 올가을 무대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0.643(14타수 9안타) 3홈런 12타점 4득점을 기록했다. OPS는 무려 2.135에 이른다.
김영웅은 매 경기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점을 꾸준히 생산했다. 특히 12타점을 올리며 역대 단일 플레이오프 최다 타점 타이 기록을 작성했다.

1차전에서 2루타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린 그는 2차전 2회 첫 타석에서 우전 안타로 타격감을 끌어올린 뒤 3회 1사 2,3루 찬스에서 중전 안타를 날려 주자 모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날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7-3 승리에 기여했다.

홈으로 돌아온 김영웅은 그야말로 몬스터급 활약을 펼쳤다. 3차전 0-2로 뒤진 4회 1사 1,2루에서 한화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우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팀이 4-5로 패하며 빛이 다소 바랬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확실했다.
1승 2패 벼랑 끝 위기에 몰린 4차전, 김영웅은 팀을 구했다. 1-4로 뒤진 6회 1사 1,3루에서 올 시즌 33세이브를 올린 김서현을 상대로 볼카운트 0B-2S 불리한 상황에서 153km 직구를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4-4 동점. 이어 7회 한승혁을 상대로 역전 스리런을 터뜨리며 7-4 승리를 완성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김영웅이 쓰러져 있던 우리 팀을 일으켜 세웠다. 지금껏 오늘 같은 짜릿함은 처음 느낀다”고 극찬했다.

동료들도 김영웅의 활약에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주장 구자욱은 “워낙 능력이 뛰어나고 클러치 상황에서 강한 선수다. 선수들 모두 김영웅이 해결할 거라 믿고 있었다. 김영웅이 우리 팀 선수라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은 “그냥 미쳤다는 말밖에 안 나오더라. 큰 무대에서 이렇게 자기 역할을 해내는 걸 보니 영웅이는 정말 난놈”이라고 웃어 보였다.
영양가 만점의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6타점을 쓸어 담은 김영웅은 “4차전에서 끝나지 않고 5차전까지 가게 돼서 너무 기쁘다. 오늘 경기가 제 야구 인생 최고의 순간 같다”고 활짝 웃었다.

2승 2패로 시리즈는 원점. 삼성은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한화와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한화는 코디 폰세, 삼성은 최원태를 선발로 예고했다.
플레이오프를 지배한 김영웅이 ‘크레이지 모드’를 이어간다면, 삼성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
삼성 왕조 시절 중심 타자로 활약했던 채태인 대구MBC 해설위원은 “트로트는 임영웅, 야구는 김영웅 아니겠나. 같은 좌타자라 더 애착이 간다. 방망이 스윙이 시원하고,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가을 변화구에 속지 않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예전 같으면 속았을 텐데,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잘 버티더라. 하체 밸런스가 그만큼 좋아졌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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