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자체는 좋았다" 156km 김서현 구속 살아났는데…왜 또 홈런 맞았나, 김영웅은 직구를 예상하고 있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10.23 07: 22

“그렇게 빠른 공을 던질 줄 몰랐는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거포 3루수 김영웅(22)은 지난 22일 대구에서 열린 2025 KBO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차전 6회 1사 1,3루에서 한화 투수 김서현(21)을 상대로 초구부터 풀스윙을 돌렸다. 한가운데 들어온 공이었지만 배트가 허공을 갈랐다. 시속 156km 강속구에 김영웅의 스윙이 늦었다. 
이어 김서현의 2구째 시속 155km 직구가 이번에는 존 위쪽으로 들어왔다. 살아 오르는 것 같은 하이 패스트볼에 김영웅의 배트가 또 헛돌았다. 시속 155~156km 직구 2개로 투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를 점한 김서현의 기세가 바짝 올랐다. 김영웅은 3구째 타석 전에 타임을 요청하며 숨을 고른 뒤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삼성은 원태인, 방문팀 한화는 정우주를 선발로 내세웠다.6회말 무사 1,2루 한화 김서현이 역투를 하고 있다. 2025.10.22 /cej@osen.co.kr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삼성은 원태인, 방문팀 한화는 정우주를 선발로 내세웠다.6회말 1사 1,3루 삼성 김영웅이 동점 3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2025.10.22 /cej@osen.co.kr

여기서 김서현은 3구째 공도 직구를 택했다. 시속 153km 직구가 존 하단에 들어왔고, 김영웅의 배트에 걸린 타구는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맞는 순간 김영웅은 타구도 보지 않고 배트를 놓으며 박수를 쳤다. 4-4 동점을 만든 스리런 홈런. 비거리 130m 대형 홈런으로 경기의 흐름을 확 바꿨다. 
김서현에겐 또 하나의 치명적인 피홈런이었다. 한화의 정규리그 1위 역전 가능성이 날아간 지난 1일 문학 SSG전에서 김서현은 9회 현원회와 이율예에게 연속 투런 홈런을 맞고 끝내기를 허용했다. 이어 지난 18일 대전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도 삼성 이재현에게 추격의 솔로 홈런을 맞으며 불안불안했다. 3개의 홈런 구종을 보면 각각 슬라이더, 직구, 직구. 2개의 직구 홈런 구속은 시속 151km로 김서현이 좋을 때 속도가 아니었다.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플레이오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4차전 경기가 열렸다. 홈팀 삼성은 원태인이, 방문팀 한화는 정우주가 선발 투수로 출전했다.한화 이글스 김서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5.10.22 / foto0307@osen.co.kr
시즌 막판 들어 구속 떨어지면서 직구가 장타로 이어졌지만 이날 김서현의 직구는 확실히 빨랐다. 총 투구수 24개 중 10개가 직구였는데 최고 시속 156km, 평균 153km로 측정됐다. 직구를 3개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최고 시속 154km, 평균 152km가 나온 1차전과 비교하면 직구 구속이나 구위는 좋아졌다. 
그러나 결과는 또 홈런이었다. 경기 후 김영웅은 동점 홈런 순간을 돌아보며 “김서현 선수가 그렇게 빠른 볼을 던질 줄 몰랐는데 초구에 156km가 나오더라. 타이밍을 많이 앞에 두고 쳤는데도 2구에 (스윙이) 늦었다. 높은 공은 못 치겠다고 생각해 낮은 공을 노려 쳤는데 운 좋게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솔직히 (3구째) 직구를 예상했다. 볼도 워낙 빠르고 좋아서 제가 1~2구 다 늦었다. 직구에 늦는 타이밍인데 변화구를 던질 것 같진 않았다. 직구를 던질 것 같았다”는 말로 직구에 노림수를 갖고 배트를 돌렸다고 설명했다.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삼성은 원태인, 한화는 정우주를 선발로 내세웠다.6회말 1사 1, 3루 상황 삼성 김영웅이 동점 우월 스리런포를 날리고 있다. 2025.10.22 / dreamer@osen.co.kr
투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였기 때문에 변화구로 하나 유인할 수 있는 타이밍이긴 했다. 한 방이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 조금 더 신중하게 승부를 들어갔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볼 배합의 문제는 이렇게 항상 결과론으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1~2구 연속 헛스윙의 기세를 몰아 정면 승부한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가능한 부분이지만 결과가 안 좋았다. 김영웅이 너무 잘 쳤다. 
구종 선택보다 코스의 문제가 더 크다는 의견도 있다. 3구째 공을 던지기 전 한화 포수 최재훈은 허리를 일으켜 미트를 높게 댔다. 하이 패스트볼에 가까운 공을 요구했는데 김서현의 공은 반대로 낮았고, 어퍼스윙을 구사하는 김영웅이 치기 좋은 스트라이크존 하단에 들어갔다. 다른 타자라면 실투가 아니었지만 김영웅에겐 핫존이었고, 김서현에겐 또 한 번 치명타가 되고 말았다. 
홈런을 맞은 뒤 김헌곤을 시속 154km 바깥쪽 낮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 잡은 김서현은 이재현과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크게 벗어난 공은 없었는데 이재현이 파울로 하나 커트하고, 낮은 공을 잘 골라냈다. 이어 강민호에게 1~2구 연속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4구 연속 볼을 던졌다. 4구째 슬라이더가 백네트 뒤로 빠지는 등 변화구 제구가 흔들리며 또 볼넷을 줬다.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삼성은 원태인, 한화는 정우주를 선발로 내세웠다.6회말 2사 1, 2루 상황 한화 투수 김서현이 마운드를 내려가며 포수 최재훈과 대화를 나누다. 2025.10.22 / dreamer@osen.co.kr
결국 2사 1,2루에서 강판된 김서현은 구원 한승혁이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 추가 실점은 없었다. ⅔이닝 1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2실점. 한화의 4-7 역전패와 함께 김서현을 더는 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5차전 마무리로 일찌감치 그를 예고했다. 
김서현 투입 타이밍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결과론”이라고 답한 김경문 감독은 “제가 볼 때 (김)서현이 볼이 나쁘지 않았다. 자꾸 맞다 보니까 본인이 위축돼서 그렇지, 볼 자체는 좋았다고 본다. 대전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김서현이 마무리로 나올 것이다”고 못박았다.
2승2패 동률, 지면 탈락인 최종 5차전에 김서현을 마무리를 예고한 것은 보통 감독이 아니고선 못한다. 어떻게든 김서현을 살려 써야 한다는 김경문 감독 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이날 같은 공이라면 충분히 쓸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 공 자체는 좋으니 제구와 멘탈이 관건이다.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삼성은 원태인, 한화는 정우주를 선발로 내세웠다.6회말 2사 1, 2루 상황 한화 투수 김서현이 마운드를 내려가며 동료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2025.10.22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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