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유틸리티 구본혁이 한국시리즈에서 좌익수로 변신한다.
내야에서 슈퍼 유틸리티로 활약한 구본혁은 데뷔 첫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LG가 2023년 통합 우승을 차지했을 때, 구본혁은 군대에서 막 제대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LG는 지난 19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세 번째 청백전을 마지막으로 12일간 이천 합숙 훈련을 마쳤다.


염경엽 감독은 19일 청백전이 끝나고 “문성주의 허리 근육통이 조금 길어질 것 같다. 구본혁을 좌익수로 준비시키고 있다. 본혁이가 감이 나쁘지 않다. 시즌 막판에도 좋았고, 지금도 좋다. 스타팅을 본혁이가 레프트로 나갈거다”고 밝혔다.
문성주는 3차례 청백전에 단 1타석도 출장하지 못했다. 구본혁은 청백전에서 3경기 모두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지난 16일 청백전에서는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맹타였다. 19일 청백전에서 손주영과 장현식 상대로 안타를 때리며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구본혁은 올해 131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6리(343타수 98안타) 1홈런 38타점 OPS .717을 기록했다. 오지환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는 유격수, 신민재가 2군에 내려갔을 때는 2루수, 오스틴이 부상으로 한 달 결장했을 때는 1루로 옮긴 문보경 대신 3루수로 내야 유틸리티로 맹활약했다. 수비에서 수 차례 하이라이트 장면을 만들어냈다. 타격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했다.

19일 청백전을 마친 구본혁은 좌익수 자리에 대해 “처음에는 긴장도 되고 안 해 본 포지션이니까, 걱정도 있었다. 이천에서 3경기 해보고, 잠실 가서도 청백전 하니까 그것까지 하면 적응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좌익수 자리에서 타구를 10개 정도 처리한 것 같다. 어려운 타구도 괜찮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본혁은 내야에서 유격수, 3루수, 2루수 전 포지션에서 매끄러운 수비 솜씨는 정평이 나 있다. 외야는 어떨까. 구본혁은 “초등학교 2학년 이후로는 안 해봤어요”라고 말했다. 올해 시즌 막판 좌익수로 4경기(선발 2경기) 16이닝 수비를 뛰었다.
구본혁은 “처음 외야수 훈련을 하고 준비하라고 했을 때, 일단 경기에 나갈 수 있으니까 기쁜 마음이었다. 할 거면 잘 해야 되니까 좀 부담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송지만 코치님도 잘 알려주시고, 해민이 형이나 창기 형이 노하우와 팁도 알려주시고 많이 도와주셨다”고 덧붙였다.
내야 보다 외야로 타구는 적게 날아온다. 중계 플레이, 병살 플레이 등 내야수가 해야할 일보다 적다. 그러나 외야에서 실책은 치명적이다. 구본혁은 “적응이 되면 편하겠는데, 아직 한 두 달 밖에 안 됐으니까, 걱정이랑 부담이 있는데, 청백전 하면서 좀 해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본혁은 낯선 포지션이지만 좌익수에 대한 도전의식도 있다. 그는 “제가 좌익수로 나가서 잘 하면 한국시리즈니까 다른 9개 구단이 다 보고 있잖아요. 잘하면 제 가치가 더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좀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못한다고, 누가 욕을 하겠습니까”라고 웃으며 말했다. 외야수로는 초보인 것을 감안해주지 않겠냐는 뜻이다
구본혁은 “외야수로 나가면 타격에서 안타를 쳐야 된다는 마음이 좀 있긴 하다”고 했다. 청백전에서 좋은 타격감을 한국시리즈까지 이어간다면 기대된다.
구본혁은 “타격은 세게 치는 것 보다는 방향성으로 치자고 했는데, 그게 제 몸에 맞는 것 같다. 감독님이 항상 말씀하혔는데, 이제야 좀 뭔 말인지 알 것 같다. 이전에 모를 때는 그게 귀에 잘 안 들어오더라구요”라고 말했다. 첫 한국시리즈 경기를 앞두고 있다. 구본혁은 "나가면 잘 할 자신은 있는데, 빨리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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