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우승청부사구나' 위기 때 투혼 활활 한화의 투지 깨운 손아섭의 ‘독수리 날갯짓’ [이대선의 모멘트]
OSEN 이대선 기자
발행 2025.10.19 11: 02

한화 이글스의 베테랑 손아섭이 독수리의 날갯짓으로 팀의 투혼을 되살렸다.
손아섭은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차전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한화의 9-8 역전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회말 두 번째 타석. 3점을 먼저 내준 뒤 이어진 2회말 2사 2,3루 찬스. 손아섭은 삼성 선발투수 헤르손 가라비토 상대로 땅볼을 쳤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1루로 전력 질주했다. 가라비토는 공을 잡아 1루가 아닌 홈으로 토스하듯 던졌고 3루 주자 김태연이 포수 강민호의 태그를 피해 홈으로 슬라이딩하면서 첫 득점을 올렸다.

이 득점을 계기로 한화는 리베라토의 볼넷, 문현빈의 우월 3타점 2루타, 노시환의 1타점 좌전 적시타로 순식간에 5-3으로 역전했다.
이 악물고 전력질주하는 손아섭이 부담스러웠을까
1루 대신 홈 송구 택한 가라비토
김태연 추격 득점으로 이어진 손아섭의 투지
6회말 5-6으로 뒤진 상황에서 한화 벤치는 동점을 만들기 위해 손아섭 타석에 보내기 번트 사인을 냈다. 초구 볼을 지켜본 손아섭은 2~3구 연속 번트 동작에서 파울, 헛스윙이 나왔다.
두 번의 번트 실패로 부담감이 높아진 상황이었지만 손아섭은 바뀐 투수 배찬승을 상대로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가운데 높게 들어온 직구를 받아쳤다. 타구는 중견수 오른쪽을 넘기는 큼지막한 2루타가 되었고, 2루 주자 심우준이 홈을 밟으며 6-6 동점을 만들었다.
2루에 안착한 손아섭은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이어 두 팔을 크게 벌려 독수리 날갯짓 세리머니를 펼치자 야구장은 함성으로 뒤덮였다. 그의 투혼은 더그아웃으로 그대로 전해졌고 계속된 공격에서 한화는 루이스 리베라토의 우전 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이어진 2사 2,3루에서 채은성의 2타점 우전 적시타로 역전하며 승기를 잡았다.
5-6으로 뒤진 6회, 끈질긴 승부 끝에 적시 2루타 쾅
뜨거운 환호로 한화 더그아웃에 기 전달
독수리 발톱 대신 날개 활짝, 베테랑의 파이팅
경기 후 손아섭은 “사실 그때 번트를 잘 댔어야 했다. 두 번 실패해 부담이 컸지만 진루타라도 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삼성이 투수를 바꾼 건 진루타조차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느꼈다. 슬라이더가 좋은 투수였는데 마지막에 실투가 와서 운이 따랐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고참으로서 작전을 수행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 더 큰 세리머니가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팀이 끌려갈 때마다 손아섭은 뜨거운 투지를 불태우며 한화의 분위기를  바꿨다. ‘우승청부사’로 트레이드된 이유를 완벽히 증명한 한 경기였다.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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